'월세는 어려워'..외국인 몰리는 코리빙하우스 맹그로브 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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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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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신촌 거주자 30% 안팎은 외국인
반년 단위 계약하고, 보증금 500만원으로 부담 덜어
커뮤니티 활발해 한국 문화 체험하고 교류할 수 있어 호응
월세 최소 69만원이지만 서울 평균과 신촌 체감보다 저렴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지난 16일 찾아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 있는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 신촌. 시설을 둘러보는 동안 복도와 엘리베이터, 공동현관에서 외국인을 계속 마주쳤다. 검은 머리의 동양인이라서 지나친 경우까지 포함하면 외국인은 더 많았을 터다. 알고 보니 여기 거주자 넷에 하나(25%)는 외국인이라고 한다.

서울 마포구 맹그로브 신촌의 15층 멤버스 라운지에서 성지혜 엠지알브이 팀장이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성 팀장은 “여기 거주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관계를 맺고, 개중에는 결혼까지 이어진 커플도 있다”고 했다.(사진=전재욱 기자)
맹그로브 신촌이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한국의 임대차 문화가 그들에게 낯선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마침 어학연수를 와서 여기 거주하는 독일인 A씨에게서 사례를 들을 수 있었다. 우선은 어학연수 기간 1년 동안 살 집을 구하는데, 대부분 원룸 임대인은 2년 계약을 원해서 마땅한 집을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맹그로브 신촌은 6개월 단위로 계약할 수 있다.

아울러 막상 집을 구하더라도 보증금으로 수천만 원이 들어서 버거웠다. 어떻게든 보증금을 마련해도 상대적으로 거액을 임대인에게 맡기는 것도 불안했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하는 외국인이기에 심정을 헤아릴 만했다. 맹그로브 신촌 보증금은 500만원이고, 계약 주체는 시설을 운영하는 엠지알브이 주식회사다. 대학 기숙사는 ‘통금 시간’처럼 규율이 엄격해서 맞지 않았고, 단기로 보증금 없이 살만한 선택지는 고시원밖에 없었다. 결국 찾아간 곳이 코리빙 하우스고, 어학당이 가까운 신촌에 있는 맹그로브 신촌을 택했다. 이곳에 들어와서 보니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외국인이 상당해 동질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단순히 잠만 자는 데라면 외국인에게 그리 매력적일 리가 없다. 한국을 체험하는 기회도 그들에게는 소중하다. 시설에서 마련한 각종 프로그램, 예컨대 요가·요리·피트니스 수업을 들으면서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한국인과 교류했다.

서울 마포구 맹그로브 신촌의 공용공간에 마련된 간이 영화관.(사진=전재욱 기자)
이런 거주환경이 비단 외국인에게만 매력적인 요인은 아닐 터다. 시설에는 헬스장, 영화관, 도서관, 공용주방, 업무공간과 같은 다양한 공용 시설이 있다. 밖에서 거주하면 모두 추가 비용을 내고 이용해야 하는 시설이지만, 여기서는 거주자들이 시차를 두고서 함께 공유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 관계를 형성하는 게 이곳 특징이다. 특히 여기 거주자 277명(165실·1인실 108개, 3인실 56개, 프리미엄 1개) 가운데 60~70%는 여성이다. 쾌적하고 깔끔한 시설을 갖춘데다가, 대로변에 있고 외부인 출입을 제한해 치안이 좋아 선호 대상이다.

관건은 비용. 월 임대료는 69만(3인실)~120만(1인실)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싸 보였지만, 절대적으로 비싼 비용은 아니다. 올해 1분기 서울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보증금 1000만원 기준) 평균 월세는 72만8000원다. 게다가 신촌의 체감 월세는 평균보다 비싼 편이다. 맹그로브 신촌의 시설과 환경 정도면 감내할 만한 비용이라는 게 여기 거주자 인식으로 읽혔다. 지난해 2월 오픈하고서 보름 만에 모든 계약이 완료됐다.

이런 맥락에서 맹그로브 신촌을 둘러보는 동안 왜 이곳을 쉐어 하우스가 아니라 코리빙 하우스로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공간을 나누기(전자)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공간(후자)이라는 것이다. 이날 시설을 소개한 성지혜 엠지알브이 PR 팀장은 “우리가 마련한 여러 프로그램에서 남녀가 만나 교제하기도 하고, 개중에는 실제로 결혼한 커플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 맹그로브 신촌의 상층부에 위치한 헬스장. 거주자는 앱을 통해서 헬스장을 예약해서 사용할 수 있다.(사진=전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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