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만 오르나…쏠림 현상 속 중·소형주는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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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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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61% 상승했는데 오히려 소형주는 ‘하락’
코스피 200·100·50지수는 가파른 주가 상승률 보여
반도체·금융 쏠림 현상에 주가 온도 차 심해진 영향
“단기 실적 성장·주가 모멘텀 확보한 종목 투자해야”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잇따라 연중 최고점을 터치하며 이른바 ‘삼천피’(코스피 지수 3000)를 바라보는 장밋빛 전망에 힘이 실리지만, 중소형 종목의 주가에는 이 같은 지수 상승의 훈풍이 닿지 않고 있다. 반도체 등 일부 대형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며 코스피 내 중소형 종목이 소외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다. 이들 중소형 종목의 부진이 자칫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2374.42로, 한 달 전(2380.43)보다 0.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와 대형주 지수가 각각 6.61%, 7.95%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가 홀로 뒷걸음질친 셈이다. 중형주 지수는 0.92% 오르면서 강보합세를 나타내긴 했으나 코스피 지수 상승률과 비교해선 부진했다.

반대로 코스피 주요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200지수는 지난 한 달간 8.01% 올랐다. 또 여기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폭을 좁힌 코스피 100지수와 코스피 50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8.37%, 8.78% 상승하며 코스피 지수보다 더욱 가파른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코스피 지수의 오름세를 이끈 셈이다.

이는 반도체·금융 등 대형 종목 중심의 이른바 ‘쏠림 현상’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한 달간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선 셀트리온·포스코홀딩스를 제외한 8개 종목의 주가가 모두 올랐지만, 전체 상장사 952개 종목에선 같은 기간 주가가 상승한 종목이 37.18%인 354개 종목에 그친 점도 이 때문이다.

미국발(發) 인공지능(AI)·반도체 쏠림 현상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가가 10% 넘게 상승하고,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KB금융·신한지주 등도 함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점이 쏠림 현상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또 금융투자소득세 시행과 같은 불확실성에 따른 개인 투자자 자금 이탈도 중소형 종목의 주가 오름세엔 걸림돌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업종·규모별로 (주가) 온도 차가 너무 심해 인덱스 지표는 잘 올랐으나 개별 종목들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땐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며 “쏠림은 언젠가 해소되기 마련이지만,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5월 중순을 기점으로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이처럼 주가 상승이 대형주로만 쏠리면 코스피 지수의 상승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가 상승 업종, 종목들의 확장이 제한할 수 있어서다. 특히, 올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되면서 기존 주도 업종들의 강세와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적은 중소형 종목은 적은 매물로도 주가 하락 폭이 커질 수 있어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한 현재 시점에선 특별한 이유 없이 중소형 종목들의 주가가 흘러내리는 현상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며 “주도 업종에 속한 대표 종목과 확실한 단기 실적 성장·주가 모멘텀을 확보한 종목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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