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변호사 할 일 줄었네" 법조계 AI, '이것'도 한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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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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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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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앤컴퍼니, 국내 최초 법률AI '슈퍼로이어' 시연회
출시 9일 만에 1200명 넘는 변호사 가입
"변호사 수임사건 해결 단축에 법률서비스 강화될 것"
'화우'와 인트라넷형 '슈퍼로이어 엔터프라이즈' 연내 구축
[이데일리 최정희 송승현 기자] 변호사 “의뢰인(피해자)이 김 씨에게 1억원 빌려줬는데 약속한 기일이 돼도 변제하지 않았어. 김 씨를 사기죄로 고소하려고 해. 피해자의 심적 고통이 잘 드러나도록 고소장 작성해줘. 적절한 대법원 판결도 인용해줘.”

슈퍼로이어(법률AI) “피고소인(김 씨)은 2023년 1월 1일 고소인으로부터 1억원을 변제기 2024년 1월 1일, 이자 연 19%로 정하여 차용했습니다. 그러나 변제기가 지난 현재까지 원금은 물론 이자 일부도 변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9.10.31선고 2016도9208 판결)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변호사가 법률 플랫폼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에서 이달 1일 출시한 법률가 전용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슈퍼로이어’를 활용할 경우 짧으면 25초(빠른 버전), 길면 1분 30초 만(정확한 버전)에 뚝딱 고소장 초안을 받아볼 수 있다. 변호사가 ‘피해자의 심적 고통’이 드러나도록 해달라고 요청하자 슈퍼로이어는 피해자가 ‘노령의 연금생활자’라는 것까지 강조했다.

로앤컴퍼니는 9일 국내 최초로 법률가를 위한 생성형AI 기반 챗봇 법률비서 서비스 ‘슈퍼로이어’ 출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연회를 열었다. 정재성 로앰컴퍼니 부대표는 “슈퍼로이어가 출시된 지 9일차인데 변호사 1254명이 가입했다”며 “이전 빅케이스, 로톡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사 한 사건당 업무 시간 10분의 1로 줄어들 것”

슈퍼로이어 개발 담당자인 안기순 로앤컴퍼니 법률AI 연구소장은 “저연차 변호사가 담당하던 업무 중 상당 부분을 슈퍼로이어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률리서치, 법률서면 초안작성, 법률문서의 요약 및 분석 등의 작업을 지원함으로써 변호사의 업무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슈퍼로이어는 피해자 입장에서 김 씨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과 형사소송에서 배상명령 신청을 하는 방법 중 무엇이 유리한지까지 설명해줬다. 피고인을 심문할 때 질문해야 하는 사안들뿐 아니라 검사의 반대 심문 질문 예측, 각종 판례까지 링크를 붙여 보여준다. 각종 문서를 PDF, HWP 등 파일 형식으로 업로드하면 요약본도 제공해준다. 변호사의 역할은 슈퍼로이어가 만든 서면을 검토·편집하고 게이트키핑(Gate keeping·중요도 및 진위 여부 취사선택)하는 역할로 바뀌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 부대표는 “변호사의 시간 부족으로 70%가 넘는 사건은 변호사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슈퍼로이어를 활용하면 변호사가 한 사건을 마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기존 대비 10분의 1로 감축될 수 있다”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서 진행하는 사건들이 늘어나 법률서비스가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슈퍼로이어는 오픈AI의 챗GPT와 앤스로픽의 클로드 등 두 가지 대형언어모델(LLM·Large language model)을 활용하고 로앤컴퍼니가 2022년 1월 출시한 데이터베이스 ‘빅케이스’를 기반으로 460만건의 국내 최대 판례를 학습했다. 뿐만 아니라 1위 법률서적 출판사인 박영사와 독점 제휴해 약 1300여권의 법학 교과서, 실무서적 등을 학습했다.

슈퍼로이어가 변호사를 위한 범용 서비스로 월 구독제(스탠다드 9만9500원, 프로 15만4000원)로 운영(7월 한달 무료)된다면 10월께 구축 예정인 슈퍼로이어 엔터프라이즈는 대형 법무법인, 대기업 등이 내부 인트라넷으로 활용 가능한 ‘생성형AI’ 시스템이다.

로앤컴퍼니는 글로벌 AI기업 ‘업스테이지’와 법률 분야 관련 상호 독점 계약을 맺고 챗GPT와 클로드 등 두 가지 대형언어모델(LLM·Large language model)을 활용해 법률 부문에 특화된 소형언어모델(sLLM)로 만든 ‘솔라 리걸(Solar legal)’을 구축하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와 슈퍼로이어 엔터프라이즈를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진행 중에 있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가 9일 서울 역삼동에서 ‘슈퍼로이어 출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로앤컴퍼니)
“내년 상반기까지 AI환각현상 제로로 만들 것”

생성형AI에 있어 가장 큰 고민거리는 환각 현상(Hallucination·AI가 가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생성)이다. 안 소장은 “해외 글로벌 리걸테크(Legal-tech) 업체들이 만든 생성성AI도 17~33%의 환각현상이 있어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면서도 “내년 상반기까지 환각현상 프리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입장에선 데이터 유출도 고민거리다. 로앤컴퍼니는 슈퍼로이어 이용에 활용된 모든 데이터를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애저’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는 데다 슈퍼로이어 AI학습에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다며 챗GPT 등 빅테크 AI업체의 사용자 문서 활용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로앤컴퍼니는 ‘로톡’으로 인해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직역갈등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슈퍼로이어에 대해서는 갈등 없이 법조계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감을 내비쳤다. 엄보운 로앤컴퍼니 이사는 “서비스가 법률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정해 제공될 예정이고, 최종적으로 변호인을 거쳐서 의뢰인에게 답변이 이뤄지게 돼 로톡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슈퍼로이어는 변호사에게 도움을 주는 서비스이기에 때문에 특정한 법령 위반이나 변협 외부 규정을 위반한 것이 없다고 확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변협 관계자는 “로톡과 달리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안이 좀 다르다”면서도 “향후 도입되고 나서 어떤 문제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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