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마시스가 주인 된 경남제약, 재무구조 개선에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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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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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휴마시스(205470)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한 경남제약(053950)이 지난달 5대1 무상감자에 이어 222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증을 결정했다. 여기에 사업 개편을 더해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휴마시스(좌)와 경남제약의 CI (사진=각사)
2020년 ‘반짝 흑자’ 경남제약, 3년간 적자 지속

앞서 휴마시스는 지난 5월 경남제약의 최대주주인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현 빌리언스)의 주식 34.8%를 480억원에 매입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휴마시스는 경남제약의 유통 네트워크, 제약·건강기능식품 사업 역량을 활용해 진단키트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경남제약은 ‘레모나’로 유명한 제약사이지만 2004년 녹십자 계열사인 녹십자상아에 첫 인수된 뒤 이번 매각을 포함해 8번이나 주인이 바뀐 업체다. 또한 2019년 이후 최대주주의 사명이 3번이나 변경되고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대표이사가 11번 교체됐다. 특히 2019년에는 배임 횡령, 경영권 분쟁 등이 겹치면서 상장폐지 위기를 겪기도 했다.

경남제약은 2019년 방탄소년단(BTS)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2020년 매출이 709억원으로 전년 대비 58.3% 급증하고 영업이익도 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32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2020년 실적을 정점으로 2021년 77억원→2022년 34억원→2023년 67억원 등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646억원→590억원→685억원 등으로 정체됐다.

경남제약은 이후에도 트와이스, 손흥민 씨 등을 광고모델로 선정하며 ‘스타마케팅’을 지속했지만 효과가 이전만 못했다. 광고선전비 투입 대비 매출이 저조했던 이유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비타민 및 일반의약품 시장은 전문의약품 시장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고 경쟁강도가 치열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지난해 수익성을 악화시킨 주범은 지난해 3월 주식 489만 536주(지분율 40.92%)를 인수한 한주에이알티(전 엔터파트너즈)였다. 한주에이알티는 금형, 휴대폰부품 등 제조업과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영위하던 기업으로 경남제약과 기대되는 시너지도 크지 않았다. 경남제약은 지난해 종속회사인 한주에이알티의 영업권 손상차손 110억원이 반영되면서 2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더구나 지난해 한주에이알티는 영업손실 61억원, 당기순손실 59억원을 기록했다.

휴마시스가 인수한 이후 감자·유증, 자회사 매각 결정

휴마시스는 경남제약 인수 후 지난달 감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한주에이알티 주식을 매각해 사업구조도 개편했다. 우선 한주에이알티의 주식 377만 4465주(31.58%)를 230억원에 알에프텍 외 2인에게 매각했다. 이를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한 것은 물론, 영업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결손금 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실시한 무상감자는 지난달 28일 완료됐다. 이번 감자를 통해 자본금은 178억원에서 36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자본금을 낮추면 자본잠식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는 이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222억원 규모의 유증까지 추진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117억원은 시설자금, 105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설자금 중 47억원은 신당동 부동산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경남제약은 신당동 부동산 신축 공사에 총 9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러한 신규 부동산 투자는 2020년 7월 410억원에 매입한 경남제약타워 덕에 유형자산과 투자부동산 규모가 증가했던 효과를 누렸던 경험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경남제약타워의 토지 개별공시지가는 2020년 1㎡당 2890만원에서 2023년 1㎡당 3866만원으로 상승했다. 경남제약 측은 “보유 중인 유형자산 및 투자부동산의 추가적인 손상차손 인식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경남제약의 유형자산은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되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구조 안정화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경남제약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83.5%로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다.

다만 이번 유증으로 인해 기발행주식 총수 3559만 3402주의 약 98.3%에 해당하는 3500만주가 추가로 상장되기 때문에 주가가 상당히 희석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럼에도 경남제약 측은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수익성 지표를 개선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사업 구조조정뿐 아니라 인력 구조조정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남궁견 회장이 휴마시스를 지난해 2월 휴마시스를 인수한 이후 구조조정을 실시해 같은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직원 100여 명이 퇴사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휴마시스의 총 직원수는 2022년 말 255명으로 2023년 말 107명으로 1년 만에 절반 이상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남제약의 잦은 매각으로 인해 사업의 연속성이 약해진 것은 물론, 내부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며 “매각 과정에서 직원들의 연봉이 많이 삭감돼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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