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벌이 힘들다며 이혼하자는 황당한 남편, 어떡하죠[양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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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김선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저는 결혼 5년 차로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얼마 전 남편이 일방적으로 이혼 통보를 했습니다. 남편은 “애정이 식었다”면서 혼자 살고 싶다고 합니다. 혼자 살고 싶은 이유는 제가 부양가족으로 짐 같아 싫답니다. 외벌이로는 못살겠대요. 사실 2년 전부터 남편은 욕설도 늘고, 저를 향해 “백수라서 막사는 거냐”며 말도 함부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월 500만원 정도의 수입이 있고, 관리비를 내고 있습니다. 저는 일을 하진 않지만, 제 용돈과 제 휴대전화 비용까지 제가 쓰는 돈은 전부 제가 책임지고 있어요. 제가 모아둔 돈으로요. 장을 볼 땐 번갈아 내기도 하고요.

집은 남편이 모은 돈과 대출 40%로 매매했고, 대출금의 이자는 제가 부담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정도 부담하면서 살았는데, 이걸 통상적으로 말하는 외벌이라고 할 수 있나요?

남편은 “회사를 안 다녀봐서 모른다”며 저를 무시하는 발언을 매일 합니다. 이제는 외벌이가 부담스럽다면서 이혼을 요구하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외벌이란 이유가 이혼 사유가 되는 걸까요?

-우리나라의 맞벌이·외벌이 가구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최근 맞벌이 가구 취업현황(통계청 2022년 기준)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는 1269만 1000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584만 6000가구로 46.1%입니다. 맞벌이 가구 비중은 역대 최대입니다. 또한 최근 1년(2022년 1분기~2023년 3분기) 맞벌이 가구의 평균 소득을 보면 월 752만원으로 외벌이 가구의 평균 소득 월 393만 원 대비 359만원을 더 벌고 있습니다.

물론 맞벌이 가구는 많이 버는 만큼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월평균 지출금액을 비교해 보면, 맞벌이 가구는 월 536만원으로 외벌이 가구 월 314만원에 비해 1.7배를 더 쓰고 있었습니다.

-부부 중 한쪽 수입이 없는 외벌이가 이혼 사유가 될까요?

△최근 자녀 교육비 증가 등으로 외벌이보다 맞벌이를 하는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맞벌이를 할지, 외벌이로 할지는 당사자 간 합의하거나 상황에 따라 변화가 가능한 문제입니다. 남편이 외벌이 자체를 문제 삼아 이혼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가정 생활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경제 활동도 중요하지만 배우자가 경제 활동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집안일을 하고, 자녀를 키우는 것 즉 내조를 하는 부분도 중요합니다. 아내의 내조가 정서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기여가 있는데, 사연자의 남편은 이를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남편이 외벌이라는 불만을 제기하지만 실상은 사연자인 아내가 핸드폰 비용 및 용돈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외벌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아내에게 “백수”라며 “회사를 안 다녀봐서 모른다”면서 무시하는 발언을 한 부분은 어떤가요?


△법원은 민법 제840조 제3호에 규정된 이혼 사유인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대해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참으로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았을 경우를 말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연자가 내조에 충실했는데도 남편이 ‘짊이다’, ‘백수라서 막산다’, ‘회사를 안 다녀봐서 모른다’는 등의 막말을 오랜 기간 반복해 왔다면, 사연자가 오히려 민법 제840조 제3호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사연자인 아내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법원은 이혼에 대해 ‘유책주의’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배우자 중 어느 일방이 동거·부양·협조·정조 등 혼인에 따른 의무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때와 같이 이혼 사유가 명백한 경우 그 상대방에게만 재판상의 이혼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연에 나온 남편이 이혼 청구를 하더라도 남편은 유책배우자에 해당해 이혼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다만 배우자 모두 혼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사연자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남편과의 갈등 회복을 위한 대화 등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소송에 대비하려면 내조를 충실히 하거나 갈등 회복을 위한 노력에 대해 입증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연자가 이혼을 원한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당사자의 감정적인 소모나 소송 비용을 고려하면 소송보다는 당사자 간 원만한 협의로 이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결국 재산분할 비율 등에 대한 다툼으로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산분할은 배우자가 혼인기간 동안 형성·유지한 아내 및 남편 명의의 부동산 및 예금 모두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남편 명의 부동산의 경우 남편이 매매대금 상당 부분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사연자가 그 대출 이자를 부담하기도 했습니다. 가사노동 또한 남편이 경제활동을 하고, 재산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기여에 해당하므로 남편 명의의 부동산도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는 점도 참고하기 바랍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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