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 투쟁단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등을 촉구하며 트랙터 상경 시위에 나섰다가 20시간 이상 대치를 이어간 22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인근에서 트랙터들이 멈춰 서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남태령 시위’와 관련해 경찰청 소속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남태령 시위에 참여한 20·30 여성들을 비하하는 표현이 포함된 게시글 및 댓글 등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린 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논란이 된 내용은 지난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경찰청’ 소속의 작성자는 “유럽이었으면 머리에 총알구멍 뚫어버렸을 텐데. 아직도 도로 점거하고 길바닥에서 징징대는 거 받아주는 게 정상이냐. 대한민국 공권력 뭐 같다”는 글을 올렸다.
특히 글에는 ‘견민들 개 패고 싶다’, ‘바퀴벌레 같은 새끼들’, ‘쳐맞고 바닥에서 기어다닐 새끼들이’ ‘대갈통에 총알구멍 숭숭 뚫었을 텐데’ 등의 극단적인 표현이 포함돼 파장을 일으켰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은 지난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무리 익명게시판이라도 작성자가 경찰로 추정되니 확인하고 조처해야 한다”며 이 직무대행을 향해 “누군지 밝혀내 행안위에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도 “경찰관이 지금 시국에 그런 글을 게재한다는 걸 납득할 수 없다”며 “통제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찰청장 직무대리를 맡은 이호영 차장은 “책임지고 파헤쳐 보겠다. 경찰관이면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지난 21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전국에서 트랙터를 몰고 상경했지만 서울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 차벽에 가로막혀 12시간 넘게 발이 묶였다.
전농이 서울로 진입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젊은 여성들이 현장으로 달려와 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