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제3자 추천안 특검’ 압박…회담 전 ‘한동훈 흔들기’ 총공세[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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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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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 연일 발의 압박
발의 기한도 23→26일로 연장
“당내 설득 못하면 리더십 타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3시 국회에서 여야 대표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9일 이재명(왼쪽) 대표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채해병특검법 제3자 추천안’ 발의를 촉구하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당 최고위원들까지 참전한 이번 공세는 오는 2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회담을 앞둔 한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2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반바지의 비애’란 글을 통해 “실권 약하면 바지사장. 더 약하면 반바지 사장”이라고 적었다. 김 최고위원은 “조건을 붙여도 민주당이 다 받아주는 게 두렵나”라며 “그걸 들고 돌아갔을 때 자기 당에서 까일까봐”라고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래도 본인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그게 국민 눈높이”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의 이같은 글은 한동훈 대표를 향한 ‘채해병특검법 제3자 추천안’ 압박으로 해석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다가올 양당 대표 회담과 한 대표에 대해 “대표답게 의제의 내용을 정리하고 본인이 이야기했던 얘기를 성과를 지금 내라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얘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본인이 얘기했던 채해병 특검법이라도 당에서 일단 허가를 받아와야 될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한 대표가 ‘제3자 추천안’에 대한 원내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한 대표에 대한 발의 압박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나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최고위에서 “국민적 관심이 높은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서도 한동훈 대표가 구체적인 입장을 갖고 회담에 응하기를 기대한다”며 “그동안 추상적이고 단편적인 발언만 내놓다 보니, 국민의힘 의원들마저 특검법에 대한 한동훈 대표의 진심이 무엇인지 헷갈려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고 말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한동훈 대표가 선거에서 당대표가 되기 위한 아무말대잔치에 채해병특검법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구차한 조건 달지 말고 진정성 있게 민주당과 채해병특검 논의에 응하라”며 “여·야 대표회담과 관련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특검법 동의를 얻어낼 자신도 없고,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에 대해서도 아무런 반대 목소리도 못 내는 한동훈 대표가 자신의 사실상 여야 대표회담 성과를 낼 수 있는 아무런 권한도 없는 무력한 대표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서, 대국민 보여주기식 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한동훈 대표께서는 본인이 독자적으로 재량을 가지고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무엇인지 안건을 좁혀서 가지고 오는 것이 우선”이라며 “채해병특검법과 관련해서 제3자 특검법이든 무엇이든 국민의힘의 한동훈 대표가 생각하는 책임 있는 특검법안을 발의해서 가지고 오시라”고 했다.

민주당의 노림수는 한동훈 대표의 ‘리더십 흔들기’를 위함으로 보인다. 당초 박찬대 원내대표는 한 대표에게 오는 23일까지를 발의 기한으로 제시했다가, 이달 26일까지로 기한을 연장했다. 한 대표가 민주당이 제시한 기한 내 발의를 안 할 경우, 기한까지 늘려줬음에도 당 대표가 법안 발의를 위한 의원 10명의 동의도 얻지 못했다는 등 이유로 한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공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여러 번에 걸친 말을 결국 주워 담지도 못하고 당 안을 설득하지도 못하고 책임지지도 못하는 유약한 리더십은 한동훈 대표 본인에게도 분명 부담이 되지 않겠나”라며 “또한 이를 명분 삼아서 우리가 또 특검법안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한 대표가 최근 ‘제3자 추천안’의 조건으로 건 ‘제보공작’ 수사 관련 당사자인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수사를 받을 테니 특검법안을 발의하라”며 압박에 동참하면서, 한 대표의 활로는 더욱 좁아진 셈이 됐다.

장 의원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채 상병 사건 수사를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제보공작’ 의혹을 포함하자는, 한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며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신속히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또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의석이 108석인데 법안 발의를 위해 필요한 10명은 그에 10%도 안 된다. 10%도 못 모은단 것은 심각한 것”이라며 “발의할 의원이 모자라면, 민주당에서 제가 한동훈표 제3자 추천안 특검법에 공동 발의를 해 줄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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