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단한 분” 고개가 절로 숙여져…마지막까지 나누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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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19. 오전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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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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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삶을 살고파요.”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허리가 휘는 장애를 겪었다. 큰 충격이었을 사고이지만, 비록 몸은 불편할지라도 마음은 그 누구보다 건강했다.

마트 직원, 환경미화원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도 더 어려운 사람이 있을 땐 주저없이 선의를 나눴다.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늘 노력하는 엄마였다.

하늘은 정말 필요한 사람부터 먼저 데려가는걸까. 갑작스러운 심정지와 뇌사 상태. 그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더 힘들고 어려운 이를 위해 나눔의 길을 택했다.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작년 12월 8일 고려대학교안산병원에서 김연화(58)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19일 밝혔다.

그는 2023년 11월 28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이동하여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은 생전에 생명나눔 의사를 전했던 김 씨의 뜻을 따라 기증에 동의,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김 씨는 사고가 나기 10개월 전, 가족과 함께 장기희망등록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삶의 끝엔 누군가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가족에게 밝혔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그는 강원도 양양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어렸을 적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휘는 장애를 겪었지만, 마트 직원이나 환경미화원 등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노래 듣는 걸 좋아해 트로트 가수 안성훈의 노래를 가족들과 함께 들으며 시간 보내길 즐기기도 했다.

김 씨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늘 선의를 베풀었고, 특히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늘 노력하는 자상한 엄마였다.

그의 딸은 마지막 인사로 “하늘나라에선 엄마가 하고 싶었던 것 다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딸 하나만 보고 살았던 우리 엄마. 이제는 하고 싶었던 거! 가보고 싶었던 곳! 엄마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 하늘에서도, 다시 태어난다면 그곳에서도 엄마만의 삶을 살아.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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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미래산업팀 팀장입니다. 중기 벤처, 바이오, 환경 콘텐츠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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