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생 의원 “경찰간부 아들 같은 근무지 배치, ‘아빠찬스’ 가능성 있어”
조지호 후보자 “편의 봐줬다 논란 일까봐 면회 한번도 안갔다”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강원경찰청 재직 당시 그의 장남도 강원경찰청 기동대에 소속돼 의무경찰(의경) 복무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위 ‘아빠 찬스’ 의혹이다. 조 후보자는 “특혜를 줬던 일은 없다. 혹시 간부들이 신경을 쓸까봐 면회 한번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장남 조모 씨는 조 후보자가 강원경찰청 생활안전과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3년 12월 강원경찰청 소속 기동1중대 의경으로 복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 후보자는 2014년 1월까지 강원경찰청 생안과장으로 재직했으며, 이후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으로 전보됐다.
경찰 간부인 아버지가 근무하는 지방경찰청에 그 아들이 의경으로 배치돼 근무한 것을 두고 특혜성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조 후보자의 아들은 강원도에 별다른 연고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춘생 의원은 “고위공직자 본인과 그 자녀의 군복무 문제는 전국민적인 관심사”라며 “경찰 고위간부의 직전 근무지에 아들이 의경으로 배치된 것은 ‘아빠찬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관련 의혹 제기에 대해 “아들의 의경 복무에 특혜를 준 일은 전혀 없다. 아들이 배치된 ‘기동1중대’는 선봉중대로 출동이 가장 많은 중대로 일이 험하기로 유명했다”며 “근무 시기가 겹친 날짜도 보름여밖에 되지 않는다. 아들이 강원청에 배치된 뒤 한달도 안돼 전보 발령이 났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아들이 별다른 연고가 없는 강원도 근무를 희망한 것과 관련해서도 “당시 남양주에 살 때였는데 아들은 의경 지원을 하면서 1순위 근무지로 경기청을 써냈으나 떨어졌다. 2순위 근무 희망지가 강원도여서 강원청으로 배치를 받아 근무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의경은 처우가 개선되면서 입대 경쟁률이 치열했고, 떨어질 경우 재응시 사례도 빈번했다. 경찰 안팎에선 의경 복무 인기가 높아지며 한때 사회 유력인사 자제들이 상대적으로 병역을 편히 마칠 수 있는 통로로 인식되기도 했다. 의경제는 지난해 5월 폐지됐다.
조 후보자는 1968년 경북 청송에서 태어나 대구 대건고와 경찰대 행정학과(6기)를 졸업했다. 1990년 경위로 임관한 조 후보자는 경찰청 기획조정담당관실 기획담당관, 강원경찰청 경비교통과장, 강원 속초경찰서장, 서울 서초경찰서장, 경찰청 인사담당관, 경찰청 혁신기획조정담당관,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경찰청 공공안녕정보국장, 경찰청 차장, 서울경찰청장 등을 거쳤다. 경찰 조직내 ‘기획통’으로 조직 장악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