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승부수 띄운 SK, 그룹 리밸런싱 키 쥔 투자자 [주간 ‘딜’리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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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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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떼고 붙이고 활발
내부자원 활용해 재무구조 개선 시도
재무적투자자 요구안이 관건
[출처=연합뉴스]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이번 주(7월 15일~19일) 인수·합병(M&A) 시장의 관심은 복수 계열사 합병 세부계획을 밝힌 SK그룹에 집중됐다. SK그룹이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FI(재무적투자자)의 마중물 공급이 주효했던 만큼 리밸런싱을 위해서도 앞선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 TI)·SK엔텀 3자 합병 ▷SK에코플랜트의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자회사 편입 등을 각각 앞두고 있다.

그간 자본시장과의 접점을 넓히며 FI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온 SK그룹이 이번에는 내부자원 활용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계열사 합병 카드를 꺼낸 만큼 계열사에 기존 투자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설득이 관건으로 남았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현재의 합병비율은 SK E&S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소멸되는 것을 전제로 산정됐다. 앞서 SK E&S에 약 3조 1350억원을 투자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판단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KKR이 상환청구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기존 투자자의 전환가액(29만4000원)이 합병가액(13만3947원)을 하회하는 탓이다. 투자자 권리행사로 인해 SK E&S가 상환의무를 수행해야할 경우 SK 측은 약 3조8628억원 내외 대규모 자금유출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합병기일 전 KKR 판단이 중요해졌다. RCPS 전량이 소멸되지 않을 경우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음이 공시를 통해 안내됐다. 다만 SK 측은 지난 18일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양사가 원만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SK온과 SK에코플랜트 역시 기존 FI의 투자금회수(엑시트)를 위한 협의를 이어왔다.

SK TI 및 SK엔텀과 합병을 앞둔 SK온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조원 규모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MBK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등이 SK온의 투자자로 합류했다. 앞서 SK가 투자자에게 약속한 상장 기한은 오는 2026년이다.

FI들은 SK온 기업공개(IPO)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을 전제로 이번 합병안을 긍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7일 SK온은 이사회를 개최해 합병안을 승인했으며, SK온 이사회에는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한국투자PE 인사가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라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SK온과 유사하게 SK에코플랜트 또한 이종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SK의 손자회사인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지난 17일 이사회 의결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RCPS와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해 1조원을 조달했다. 마찬가지로 2026년 상장기한이 도래하는데, SK에코플랜트가 기존 환경업에 더해 반도체·산업용가스 사업을 포괄하게 돼 색채가 모호해졌다는 인식을 극복하는 과제가 새롭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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