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첫진출’ 한국 원자로 APR1000…“기술성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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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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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바라카 수출·국내 공급' APR1400과 같은 기술로 설비용량만↓
한수원 "EUR 인증 취득해 기술성 입증"
APR1000 조감도[한국수자력원자력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된 ‘팀코리아가’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에 공급하는 한국형 원자로의 노형은 'APR1000'이다. 숫자 1000은 설비용량이 1000㎿(메가와트)급이라는 의미다.

당초 팀코리아는 1400㎿급의 APR1400을 제시했지만, 체코 측의 전력 상황과 기술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APR1000으로 공급 노형을 변경했다.

17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APR1000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노형으로, 한국은 이 같은 노형을 건설하거나 수출한 경험이 없다.

하지만 국내 원전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공급 노형인 APR1400과 주요 설계 특성상 거의 비슷하다.

APR1000과 APR1400의 결정적인 차이는 설비용량만 1400㎿급(APR1400)에서 1000㎿급(APR1000)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이외 설계수명(60년), 가동률(90%), 노심 손상 빈도(100만년에 1회 미만), 열적 여유도 등에서 APR1000과 APR1400은 같은 특성을 보인다. 이는 APR1000이 APR1400과 기본적인 설계 콘셉트를 공유한 채 용량만 축소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핵연료를 이용해 열을 생산할 때 원자로 안에 들어가는 핵연료의 숫자를 줄이고, 원자로에서 생산된 열을 스팀으로 만들어주는 데 들어가는 튜브 수를 줄이는 방식 등으로 설비 용량을 축소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원자로를 '온돌 시스템'에 비유하자면 크기가 더 작은 집에 깔린 온수 배관의 길이가 더 짧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설비 크기를 다운사이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PR1000의 설비용량은 한국보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체코 측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개발됐다. 체코 현지 전력 상황상 1천400㎿급 원자로보다는 1천㎿급이 적합하다는 점에서다.

원자력 발전소가 고장 등으로 일시 정지할 경우 기타 전력으로 원전 용량만큼을 즉시 채워 넣어야 블랙아웃이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각국은 기타 전력 수급 상황에 알맞은 원전 설비 용량을 갖추고 있다. 한수원은 2016년부터 유럽 요건을 적용하는 '중형급 원전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APR1000 설계 개발을 추진해왔다.

2020년 유럽사업자협회(EUR) 인증 취득을 위해 APR1000 표준 설계에 착수한 데 이어 2022년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 공급 노형으로 APR1000을 제안했다.

지난해에는 최신 EUR 요건 기준으로 설계 인증을 취득했다. 한수원은 "APR1000은 유럽 수출을 목적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서유럽규제기관협회(WENRA), EUR의 최신 기술 기준을 반영해 개발된 노형"이라며 "EUR 인증을 취득해 기술성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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