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사업구조조정 박차…“TRS 묶인 곳 많은데 괜찮을까?”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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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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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해운·실트론 잔액 ‘1.2조’
SK이노베이션·E&S 합병 셈법 관심
3년 후 만기 도래, IPO 가능성도
연합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SK그룹이 사업 구조조정(리밸런싱)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로 대표되는 핵심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비주력 사업에 힘을 뺀다는 구상이다. 계열사 간 합병도 검토하는 가운데 총수익스와프(Total Return Swap·TRS) 계약에 묶인 곳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회사 SK㈜의 TRS 계약 잔액은 1조231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TRS 거래의 기초 자산은 모두 계열사 지분이다. 여기에는 SK E&S, SK실트론, SK해운 등이 해당된다. 이는 모두 2017년에 체결됐으며 한 차례 만기를 연장해 3년 후에 SK의 정산이 예정돼 있다.

SK는 우량한 신용도를 바탕으로 증권사와 TRS 계약을 활용해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거나 자회사에 유동성을 지원해 왔다. 최종 정산 이전에 대량의 현금 지출을 피할 수 있는 점이 TRS의 특징이다.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배당 등 현금흐름과 수익은 물론 손실도 모두 SK 몫이며 투자자에게 약속된 이자를 지급한다.



SK가 SK E&S와 SK이노베이션 합병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TRS 계약이 재차 주목 받고 있다. 2017년 SK E&S가 6778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당시 미래에셋증권이 세운 유동화 회사가 신주를 전량 인수했다. SK는 TRS 계약을 통해 투자자의 손실 위험을 보완했다.

만약 SK E&S가 SK이노베이션에 합병된다면 TRS 계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TRS 계약을 유지한다면 기초자산이 SK이노베이션으로 바뀌는데 상장사인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시가 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정산 시점에 SK의 손익은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

합병을 위해 SK가 콜옵션을 행사해 SK E&S의 TRS 계약을 정산할 수도 있으나 이 경우 6778억원이 훌쩍 넘는 현금이 필요해진다. SK의 자체 현금만으로 충당할 수 없는 규모며 현재 자금난에 빠진 SK온을 위해 이뤄지는 사업 재편 과정에서 별도의 대규모 지출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무엇보다 SK E&S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도 재무적투자자(FI)로 합류해 있다. KRR은 3조1350억원에 달하는 SK E&S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은 SK E&S 사업 구조에 변화를 주려면 KKR을 설득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TRS 계약상 SK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의사결정 자유도가 떨어지는 곳으로는 SK해운과 SK실트론도 있다. SK해운의 경우 경영권 지분은 한앤컴퍼니가 소유하고 있는 상태다. SK는 SK해운 약 12% 물량에 대해 TRS 계약을 맺고 있다.

SK실트론은 기업공개(IPO) 잠재 후보로 꼽히지만 아직 지정감사 등 관련 작업 실시하지 않아 당장 활용도는 높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K실트론 지분 인수 과정에서 SK와 최태원 회장이 함께 매입한 점을 부적절한 거래로 정의하는 점도 부담 요소다.

SK그룹은 TRS를 비롯해 외부 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다양한 FI가 참여 중인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계열사의 경우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 정비 계획을 공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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