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9일(현지 시간) 러시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문제와 경제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크렘린궁 발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모디 총리와의 회담을 시작하며 “우크라이나 위기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포함하여 가장 심각한 문제들에 대한 관심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모디 총리는 “전쟁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폭탄, 미사일, 소총은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며 “우리는 대화를 통해 평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전날 회담에서 “진정한 친구로서 우크라이나 상황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우리의 관점을 개방적이고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음 세대를 위한 밝은 미래를 위해 평화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무고한 어린이들이 죽는 것을 보며 가슴이 아프고, 그 고통을 느낄 때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키이우의 어린이 병원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을 발표한 다음 날 나왔다. 러시아는 어린이 병원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모디 총리가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했지만 중재자 역할을 자청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모디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수교 77주년을 맞이하여 “우리의 관계는 특별한 특권적 전략적 파트너십의 성격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유엔,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등 국제 무대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모디 총리가 참석하기를 바란다고 초청했고, 모디 총리는 이를 수락했다.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또한 양국의 무역, 에너지, 경제 협력 발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서방의 제재로 인해 에너지 수출이 막힌 러시아는 인도에 저렴한 가격으로 석유를 공급하며 경제적 돌파구를 찾고 있다.
회담 전, 두 정상은 러시아의 발전을 보여주는 박람회장의 원자력 기술 전시관을 함께 둘러보며 원전 분야의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인도에 6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러시아 대형 은행 VTB는 양국 간 결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막심 오레시킨 크렘린궁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2030년까지 양국 교역을 1000억 달러 규모로 늘릴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러시아와 인도가 가스 협력을 강화하고 장기 석유 공급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약 2시간 30분 동안의 회담 후에 “외교와 대화를 통한 우크라이나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시급하다”는 내용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과 인도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군사 대표단 교류를 확대하고 공동 군사협력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한, 두 정상은 유인 우주 프로그램을 포함한 우주 분야 협력, 비료 공급, 가자전쟁, 교육·과학·문화 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는 서방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도와의 견고한 우호 관계를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모디 총리에게 양국 간 우호 발전에 대한 공로로 러시아 최고 영예인 성안드레이 페르보즈반니 사도 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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