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측, 배임 저지른 적 없다는 입장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국내 최대 가요기획사로 꼽히는 하이브의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된 사건과 관련해 9일 경찰에 출석했다.
민 대표는 8시간의 조사를 받고 나와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피고발인인 민 대표를 이날 오후 2시께 소환해 조사했다.
민 대표는 8시간 만인 오후 10시께 나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연하다"며 "배임일 수 없는 일이며, 제 입장에서는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는 중요한 이야기를 다 했다"며 "사실대로 말해 속이 너무 후련하고, 잘 얘기했다"고 했다.
그는 "오늘 조사가 원래 제 날짜가 아니었는데 제가 원해서 먼저 조사 받으러 나온 것"이라며 "하이브에서 고발한 일도 있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고 했다.
민 대표는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는데 고발장을 접수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것까지는 (지금)이야기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민 대표는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며 여유 있는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하이브는 지난 4월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 탈취를 계획해 어도어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가 있다며 이를 뒷받침할만한 구체적 관련자 진술과 물증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 대표 측은 지분 구조상 경영권 찬탈은 가능하지 않고, 회사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시도하거나 실행에 나서 배임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앞서 용산서는 지난달 함께 고발된 민 대표측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하이브측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의 임시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5월말 서울중앙지법에서 인용돼 직을 유지 중이다.
법원은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는 했지만 구체적 실행단계로 넘어가지 않았다며 '배신'일 수 있지만 '배임' 행위라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민 대표는 이날 오후 1시38분께 용산서에 출석했다. 당시 민 대표는 어떤 점을 위주로 소명할 계획인지 묻는 기자들의 말에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된다"며 "업무상 배임이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민 대표는 모자를 쓰고 반팔 티셔츠를 입은 채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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