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회 때문에 대박 터졌다더니…" 놀라운 일 벌어졌다 [이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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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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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퇴근할 때 또 쓴다"…핫팩 활용법 각광

'일회용 쓰레기' 핫팩…분리배출 불가
지퍼백·탈취제 등 SNS서 활용법 '화제'
"사용량 늘어 폐기 체계 논의 필요 있어"
지난달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핫팩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일 핫팩 판매량이 10배로 불었습니다. 집회를 감안해 매일 100개씩 이상 구비해둬도 연일 동나고, 발주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달 중순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점주 A씨는 이같이 말하며 텅 빈 분말형 핫팩 매대를 가리켰다.

본격적인 한파와 함께 집회 인파까지 몰리면서 일회용 방한용품인 분말형 핫팩의 올겨울 판매량이 급증한 모양새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참신한 핫팩 활용법이 각광받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늘어난 소비량과 그린슈머(친환경 소비자)적 소비 습관이 일상화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했다.
핫팩 수명을 늘리는 법이 온라인서 화제다. /사진=유튜브 짤컷, 혜삐라이프 갈무리

현재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다 쓴 핫팩도 다시 보자', '핫팩 5일 동안 쓰는 법', '핫팩 200% 활용법' 등의 제목으로 게재된 영상이 적게는 수만회에서 많게는 15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끌고 있다.

게시물들은 대부분 핫팩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을 담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사용하다 만 핫팩을 지퍼백에 넣고 공기를 최대한 빼내 밀봉하면 된다. 지퍼백 속 핫팩은 점차 식게 되며 이후 다시 사용할 때 지퍼백에서 꺼내 흔들어주면 핫팩을 이어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핫팩이 발열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핫팩 내부에는 철가루, 활성탄, 소금 등이 들어있다. 이들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면 철가루가 산화 반응을 일으켜 산화철이 되는데, 이때 열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일부러 핫팩 속 철가루를 녹슬게 해 열을 발생시키는 건데, 중간에 공기를 차단해 산화를 지연시키는 것이다.

통상 80~140g 정도인 일회용 핫팩의 사용 시간은 8~14시간가량이다. 겨울철 야외 활동 시간이 이보다 짧다면, 열기가 식지 않은 핫팩을 바로 버리지 말고 지퍼백에 보관해뒀다가 다시 사용하면 된다.

간단한 방법에 누리꾼들도 "가방에 지퍼백만 넣어두면 된다", "이 방법으로 핫팩을 3일 내내 썼다", "핫팩은 한 번 뜯으면 재사용 못할 줄 알았다" 등의 댓글을 달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더해 다 쓴 핫팩을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는 방법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핫팩 속 활성탄은 냄새를 흡수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신발장, 옷장 등 냄새가 나는 곳에 두면 탈취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분갈이 시 화분 바닥에 배수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진=김영리 기자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매년 최소 1억개 이상의 핫팩이 소비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집회로 인해 핫팩 판매량이 급증해 평상시보다 더 많은 핫팩이 버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핫팩은 분리배출이 어렵다. 내용물과 겉 포장재인 부직포 모두 결합 소재로 이뤄져 재활용이 안 되는 탓이다. 결국 핫팩은 지자체별 일반쓰레기 처리 기준에 따라 소각되거나 매립되는데, 부직포의 소재인 레이온이나 폴리에스테르 등 화학 섬유를 태우면 유독 가스가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보조배터리형 손난로나 온수 핫팩, 귤껍질·팥 등을 활용한 천연 핫팩도 인기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핫팩의 폐기 체계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재영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시기 마스크 등 일회용 방역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처리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 것처럼, 분말형 핫팩도 사용량이 늘고 있어 폐기 분류 체계에 대한 논의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젤형 아이스팩의 환경 오염 문제가 알려지면서 아이스팩이 충전재가 물로 많이 바뀌었듯 최근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를 시작으로 환경 문제가 공론화하는 양상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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