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배우 등 연예인부터 프로 운동선수까지 유명인들이 수천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 이름이 공개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7일 4대 사회보험료 고액·상습 체납자 1만3688명의 인적사항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인적사항 공개기준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납부기한이 1년 경과된 건강보험료 1000만원 이상, 연금보험료 2000만원 이상, 고용·산재보험료 5000만원 이상이다.
이 제도는 체납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자진 납부를 유도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공단은 지난 3월 29일 제1차 보험료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공개예정자 2만9465명을 선정해 6개월 이상 자진납부 및 소명기회를 부여했고, 이달 20일 제2차 보험료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납부약속 이행 여부, 체납자의 재산상태, 소득수준, 미성년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최종적으로 공개 대상을 확정했다.
공단에 따르면 그간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올랐던 배우·가수 상당수가 아직도 건보료를 납부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체납자 명단에 올랐던 래퍼 도끼(본명 이준경)는 2200여만원의 체납 건보료를 모두 납부했다.
건보료 체납 연예인 중 대표적인 인물로는 가수 겸 작곡가 조덕배가 꼽히고 있다. 조덕배는 2010년 2월부터 건보료 3200만원 이상을 체납했다. DJ DOC로 활동했던 가수 정재용도 건보료 약 3000만원을 미납한 상태다. 이밖에 전 야구선수 정수근과 권오준, 배우 김혜선도 건보료 1500만~3000만원을 체납했고, 원로 배우 김희라도 1000만원 넘는 건보료를 내지 않았다.
공단에서는 건보료 납부가 확인되면 공개 체납자 명단에서 삭제한다. 현재 명단에 남아 있는 배우, 가수 등은 밀린 건보료를 내지 않았다는 의미다.
올해 새로 발표된 건보료 체납자 명단에는 축구 선수 쿠니모토 다카히로도 포함됐다. 체납액은 3130만원이다. 그는 2018~2022년 프로축구 K리그 경남 FC와 전북 현대 소속으로 뛰다 2022년 7월 면허정지 처벌 수준의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포르투갈 리그로 떠났다.
공단 측은 다카히로의 체납 이후 우편 등으로 연락하며 압류를 진행하고, 일부 징수했지만, 2022년 출국 이후엔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작가 강유리, 배우 정재헌 등도 갑각 체납 건보료가 3600만원, 2000만원으로 파악됐다.
양재규 정풍기업 대표는 약 5억2000만원, 최성훈부산 에스병원 원장은 약 5억원의 건보료를 체납했다. 또한 이은희 남양주나눔병원 원장이 10개월 치 4억4699만 원의 국민연금을, 서세원 태원기업 대표가 4년 5개월 치 10억345만 원의 고용산재보험을 체납했다.
법인 기준의 경우, 안경 업체인 브라이언앤데이비드(대표 이홍재)가 4년 4개월치 8억18만원의 건보료, 9억1903만원의 국민연금을 체납했고, 주식회사이조건설(대표 이창훈)이 4년 8개월치 33억5305만원의 고용산재보험료를 내지 않았다.
한편 인적사항이 공개되면 '사전급여제한 대상'이 돼 병·의원 이용 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진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공단은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는 체납자는 사전급여제한, 압류·공매 등 강도 높은 징수를 추진해 4대 보험료 체납액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