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게 복강경수술하면 위험할 수도
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대장암은 2021년에만 우리나라에서 3만 2751건 발생했다. 갑상선암(3만 5303건)에 이어 전체 암 발생 2위지만 1위 자리를 넘보는 추세다.
대장암 발생에는 식습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26.3%로 가장 많았고 70대 22.3%, 50대 19.6%의 순이었다.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보이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변 보는 횟수가 바뀌는 등 배변 습관의 변화, 설사-변비 또는 배변 후 변이 남은 듯 불편한 느낌이 있다. 혈변 또는 끈적한 점액변, 예전보다 가늘어진 변이 나타난다. 복부 불편감(복통, 복부 팽만), 체중이나 근력의 감소, 피로감이 동반된다.
대장암 복강경수술은 오랜 기간 안정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으며, 개복수술과 비교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 기간이 짧으면서도 수술 예후는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입증됐다. 그러나 복강경수술이 부적합한 환자가 무리해서 복강경수술을 받으면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 김종완 교수 연구팀은 ‘비전이성 대장암의 복강경수술에서 개복수술 전환에 따른 종양학적 결과 비교 및 위험요인 분석 연구를 통해 복강경수술이 부적합한 환자가 무리해서 복강경수술을 받다가 개복수술로 전환하게 되면 합병증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2011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한림대학교의료원 산하병원에서 대장암 복강경수술을 받은 그룹과 개복수술로 전환한 그룹의 수술 예후와 개복수술 전환의 위험요인을 분석했다. 이 기간 총 2231명이 대장암 복강경수술을 받았고, 이 중 4.5%인 100명의 환자는 개복수술로 전환해 수술받았다.
개복수술 전환 이유는 복강 내 유착이 36%로 가장 많았고, 종양의 인접 장기 또는 조직 침습 23%, 종양의 크기 13%, 환자의 해부학적 문제 12% 순이었다.
수술 예후는 개복수술 전환그룹이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강경수술 그룹과 개복수술 전환그룹의 전체 합병증 발생률은 7.6% 대 14%로, 전환그룹이 1.8배가량 높았다. 3~4등급의 중증 합병증 발생률은 46.6%대 71.4%로 전환그룹이 1.5배 높았고, 수술 후 5년 무재발 생존율은 75.7%대 61.6%였다.
또 복강경수술 그룹과 개복수술 전환그룹은 평균 수술 시간은 235분 대 255분, 수술 중 수혈률은 4% 대 12%, 종양의 크기는 4cm 대 5.4cm, 종양 침범 림프절의 수는 20.9 대 24로 개복수술 전환그룹이 컸고, T병기 역시 개복수술 전환그룹이 높았다.
복강경수술 중 개복수술로 전환하게 되는 위험요인은 대장이 완전히 막히는 장폐색, 복부수술 병력, 종양이 장막층이나 주변 장기에 침범한 T4병기 등으로 분석됐다. 장폐색은 가스와 대변이 장을 팽창시켜 복강경수술을 어렵게 만들고, 복부수술 병력은 수술 부위의 유착으로 인해 복강경수술 중 장 손상의 위험과 개복수술로 전환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김종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복강경수술 중 개복수술로 전환하게 되면 전체 합병증 및 중증 합병증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개복수술로 전환하면서 수술 시간이 길어지고 수혈률이 높아져 신체 내 생리적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세포의 면역체계와 항암효과가 억제돼 종양학적 결과가 나빠지게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집도의는 대장암 복강경수술 전 위험요인을 충분히 평가해 최적의 수술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며 "다만 대장암 복강경수술 중 개복수술로 전환되는 비율은 최대 23.5% 달하며, 복강경수술에서 개복수술로의 전환 자체가 수술 후 예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복수술로의 전환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방식을 전환해야 다른 위험요인들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SCIE급 유럽의 종양외과학 저널인 ‘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IF: 3.5) 1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