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스트래티지 2년째 주가 급등
팔란티어·엔비디아는 AI 수혜주로 2년째 상승
올해 미국 증시에서 가장 큰 승자들은 인공지능(AI)과 암호화폐 관련된 주식이었다.
인공지능은 여전히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실제 삶을 어떻게 바꿀지 확신은 없지만, 기업에 투자할 때는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가 됐다. AI 관련 사업전략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렸다.
암호화폐도 주가 상승의 주요 코드였다. 올해 1월 현물 비트코인 투자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며 신뢰도가 높아진 비트코인은 한 때 비트코인을 ‘사기’로 불렀다가 우호적으로 돌아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관련 주식까지 랠리를 벌였다.
시가총액이 50억달러를 넘는 기업중 올해 가장 수익이 좋았던 미국의 기술주 5개는 앱러빈,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팔란티어, 로빈후드, 엔비디아이다.
-앱러빈(APP)
올해초 약 130억달러(18조9,600억원)의 시가총액으로 시작한 앱러빈은 화요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주가가 758% 급등했다. 시가총액 50억달러가 넘는 모든 기술 기업 가운데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 화요일 기준 시가총액은 1,100억달러(160조원) 를 돌파했다. 인텔이나 스타벅스보다 더 가치있는 기업이 됐다.
이 회사는 ‘우디블록퍼즐’ ‘빙고 스토리’ 등 온라인 게임 제작과 앱개발자에 대한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온라인 광고에 AI 기능이 결합되면서 광고에서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 해 이 회사는 악손이라는 광고검색엔진의 업데이트된 버전을 출시했는데 이프로그램이 게임 앱에서 보다 타겟팅된 광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여러 스튜디오에서 사용되고 있다. 3분기 소프트웨어 플랫폼 매출은 66% 증가하여 8억 3,500만 달러에 달했다. 분기 순이익도 300% 급증해 회사의 이익 마진이 1년전 12.6%에서 36.3%로 높아졌다.
포브스가 집계한 억만장자 순위에서 순자산이 100억달러를 넘어선 이 회사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애덤 포로지는 이란 출신으로 어릴 때 미국에 이민해왔다. 포브스가 집계한 억만장자 순위에서 최근 순자산이 100억달러(14조5,900억원)을 넘어섰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이제는 누구도 본업에 관심없으며, 투자자들이 이 회사가 얼마나 비트코인을 샀는지만 궁금해하는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해에도 이미 주가가 346% 급등했었다. 올해도 주가가 467% 폭등했다. 닷컴버블 시기에 소프트웨어 회사로 이 회사를 창립한 창립자 마이클 세일러는 암호화폐의 컬트 영웅으로 떠올랐다.
2020년 중반에 이 회사는 비트코인 매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고, 부채를 늘려서 계속해서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44만4,0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중이다.
현재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토모, 블랙록의 아이셰어 비트코인 트러스트,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소프트웨어 회사였을 때 약 11억달러였으나 오늘 날 800억달러로 늘어났다.
세일러는 미 대선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 디지털자산 프레임워크가 도입되면 전체 산업에 급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란티르(PLTR)
미 국방부에 데이터 분석 도구를 주로 판매해온 팔란티어는 올해 AI 수요에 힘입어 주가가 380% 급등했다.
이 회사는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올해 매출 등 전반적인 지침을 상향 조정했다. 이 회사의 CEO인 알렉스 카프는 이 같은 실적 호조가 미국 정부와 상업 고객으로부터 둔화되지 않을 AI 수요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주가는 실적 보고후에만 23% 상승했고 트럼프가 승리한 다음 날엔 8.6%가 더 올랐다. 팔란티어의 공동 창립자이자 이사회 멤버인 피터 틸은 2016년 캠페인에서 트럼프를 지지했으며 카프는 트럼프가 기술업계 경영자들과 만날 때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카프는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럼에도 월가는 미대선이후에도 팔란티어를 지지했는데 이는 더 많은 국방비 지출이 이 회사로 흘러 들어올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 때문이었다.
분석가들은 내년에도 매출이 약 24% 성장해 35억 달러(5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로빈후드(HOOD)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로빈후드는 10월말에 부진한 실적 발표로 잠시 주가가 17% 급락했으나 올 한해동안 3배 이상 상승했다.
암호화폐 거래 증가에 대한 기대 덕분이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성장 엔진중 하나는 암호화폐로, 소매 투자자는 앱에서 주식처럼 쉽게 구매할 수 있다.
3분기 암호화폐 거래 매출은 전년 대비 165% 급증한 6,100만 달러로 전체 순매출의 10%를 차지했다.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 도지코인, 시바이누, 봉크 등의 대체 코인까지 약 20개의 암호 자산을 구매할 수 있다.
LSEG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로빈후드가 4분기에 70% 이상 성장한 매출 8억570만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회사가 상장한 2021년 이후 가장 큰 분기 성장이 될 전망이다.
로빈후드는 올해 61% 상승한 코인베이스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그러나 시가총액이 700억달러인 코인베이스는 로빈후드보다 여전히 두 배 더 가치있다.
-엔비디아(NVDA)
지난해 239% 주가가 급등했던 엔비디아는 올해도 183% 주가가 오르면서 그 사이에 2조2,00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추가했다. 24일 기준 시기총액은 3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올해는 두 차례에 걸쳐 애플을 앞질러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AI 붐의 가장 큰 수혜자이다. 대형 클라우드 공급업체와 인터넷 기업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에 몰리면서 아직까지도 공급이 딸리는 상황이다. 매출은 지난 6분기 동안 각각 최소 94% 증가했으며, 그 기간 동안 성장률이 200%를 넘은 것도 3차례나 있었다.
이 회사의 CEO 젠슨 황은 최근 실적 보고에서 차세대 칩 블랙웰이 생산중이라고 밝혔다. 최고재무책임자 콜렛 크레스는 주요 고객들의 손에 블랙웰이 전달됐으며 4분기에 블랙웰이 수십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엔비디아도 초대형 기술 회사로서 피할 수 없는 성장 둔화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가들은 다음 몇 분기 동안 성장률의 감속이 예상되며 내년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40%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소수의 거대 기술 기업으로부터 엄청난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특성상 경기 변동이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