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낮으면 "참여 안 해"…서울 핵심지도 선별 수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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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3. 오전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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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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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7, 두 차례 시공사 못찾아
공사비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지
건설사 외면해 유찰 잇따라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중단, 공사비 급증 등으로 손실을 보는 공사 현장이 늘자 건설업계에서 선별 수주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장의 시공사 선정 입찰이 참여 건설사가 없거나 한 곳만 참여해 유찰되기 일쑤다. 잠재 수요자가 많은 강남에서조차 3.3㎡당 공사비가 900만원 이하인 사업장은 건설사가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시공 참여를 주저하는 모습이다.

강남구에서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개포주공5단지 시공사 선정 입찰은 대우건설만 지난 5월 참여의향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이 단지는 총공사비만 6970억원에 달해 상반기 재건축 정비사업의 최대어로 꼽힌 곳으로 지하철 수인분당선 개포동역 동남쪽에 있다. 업계에선 조합의 낮은 공사비 책정을 유찰 이유로 들고 있다. 5월 입찰 당시 조합이 제시한 3.3㎡당 공사비는 840만원이었다.

남쪽으로 한강을 조망할 수 있어 제2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불리는 광진구 자양7구역도 최근 두 차례 입찰에서 시공사를 찾지 못했다. 자양7구역 조합은 3.3㎡당 공사비를 870만원으로 책정했다. 1차 입찰 참여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DL이앤씨만 제출해 유찰됐다. 8일 마감한 재입찰에서도 DL이앤씨만 참여해 무산됐다. 조합 관계자는 “지금보다 공사비를 더 올릴 생각이 없다”며 “수의계약으로 전환할지, 다시 공고를 낼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할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3.3㎡당 900만원 이상을 제시한 조합은 한 차례 유찰에도 재입찰에서 응찰 건설사가 나타나기도 했다.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3월 본입찰에서 응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후 재입찰한 결과 DL이앤씨와 두산건설 2개 건설사가 참여해 경쟁입찰이 성사됐다. 매봉역 바로 앞 입지에 816가구를 짓는 이 단지는 예정 공사비가 3.3㎡당 920만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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