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무기한 총파업…"K반도체 고객사 이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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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1. 오전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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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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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때 소득없자 2차 돌입
"HBM 생산 차질이 목표"

고객사들 "문제없냐" 문의 쇄도
장기화 되면 TSMC에 뺏길수도
"韓반도체 스스로 갉아먹어"
“8인치(웨이퍼 지름 200㎜) 라인, 나아가 HBM(고대역폭메모리) 라인까지 멈춰야 회사가 정신을 차린다.”(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부위원장)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10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1차 총파업 이후에도 사측의 대화 의지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2차 무기한 총파업의 책임을 회사에 돌렸다.

전삼노는 지난 8일 경기 화성 반도체공장 앞 도로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사흘간의 총파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날 집회 현장에 나온 노조원 수는 전체의 10% 수준인 3100명에 그치는 등 전삼노 집행부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전삼노가 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관계자들을 강사로 초빙해 진행한 교육에서도 참가자는 100명에 못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안팎에선 집행부의 무기한 총파업 선언에 대해 “궁지에 몰리자 강도 높은 투쟁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전삼노 집행부는 노조원에게 “집행부 지침 전까지 회사에 파업근태를 올리지 말고 절대 출근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최종 협상안으론 △전 조합원 임금 기본 3.5% 인상 △조합원 노조 창립 휴가 1일 보장 △성과급 제도 개선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한 조합원의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제시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무단결근은 부당노동행위를 강요하는 것이고 파업 조합원의 경제적 손실 보상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전삼노 집행부는 유튜브에서 무기한 총파업 관련 방송을 진행하며 삼성전자가 명운을 걸고 있는 제품인 HBM 라인을 멈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산업계에선 전삼노의 행보를 두고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자해행위이자 한국 반도체산업을 흔드는 매국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HBM 납품 등을 놓고 벌이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 등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전삼노의 무기한 총파업 선언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신뢰도 등 사업 경쟁력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엔 고객사로부터 “납기를 제대로 맞출 수 있냐” 등의 문의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 집행부가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생산 차질 등을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있어서다. 산업계 관계자는 “전삼노 파업으로 국내 소재, 부품, 장비업체 등 한국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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