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HBM4성능 향상 위해
파운드리·설계 전문가 대거 필요
사실상 삼성전자 인재 노린 것
삼성, HBM팀 에이스 투입 '맞불'
HBM4부터 주도권 탈환 시동SK하이닉스가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핵심 타깃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와 팹리스(반도체 설계) 인력. 내년 본격 양산할 것으로 전망되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 성능을 끌어올리고 차세대 메모리인 3차원(3D) D램, 프로세싱인메모리(PIM)를 개발하려면 실력 있는 파운드리·팹리스 인력을 대거 확보해야 해서다.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하지 않는 SK하이닉스가 ‘삼성맨’에게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공들여 키운 인재가 SK하이닉스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 삼성전자는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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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반도체의 전력 효율을 높이는 파운드리 공정 기술인 ‘핀펫(FinFET)’ 전문가도 총 9개 직무에 걸쳐 채용한다. SK하이닉스가 핀펫 전문 경력 직원을 별도로 뽑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HBM 경력직 지원 요건을 ‘4년 이상 근무 경력’, 핀펫은 ‘10년 이상 경력’으로 적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인력을 노린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 HBM4를 함께 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HBM 로직 다이 제작을 전문 기업인 TSMC에 맡기는 것이다. TSMC와 손을 잡았다고 해도 HBM4 로직 다이 설계는 SK하이닉스가 맡는다. 저전력·고성능 칩 설계에 능숙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TSMC와의 협업 과정에서 파운드리 공정을 잘 알고 검증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한 것도 경력직을 채용하는 이유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관련 인력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메모리사업부에 ‘HBM개발팀’을 신설하고 HBM4 개발에 300명의 엔지니어를 배치하는 등 인력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개발·양산에 특화한 SK하이닉스와 달리 D램 개발·양산, 로직 다이 설계, 파운드리, 최첨단패키징(여러 칩을 한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공정)까지 HBM4 관련 모든 공정을 혼자 할 수 있다. HBM4 시대가 열리면 삼성이 HBM 패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HBM4는 SK하이닉스·TSMC 연합군과 삼성전자의 대결 구도로 전개될 것”이라며 “복잡한 업무를 하나하나 협업해야 하는 SK하이닉스와 달리 모든 걸 일관생산할 수 있는 삼성의 강점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