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예측 불가능한 경영 이슈 발생에도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조 클럽'을 눈앞에 두게 됐다. 카카오 역시 수익성이 개선돼 한해 매출이 8조에 육박할 전망이다. 두 기업 모두 내년엔 인공지능(AI)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올해 매출 1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첫 매출 '10조 클럽'을 눈앞에 뒀다. 지난 2020년 5조3041억원이었던 매출이 4년 만에 두 배로 뛰는 셈이다. 영업이익도 1조 9634억원으로 예상돼 수익성도 견조하다. 네이버의 4·4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조7899억원, 영업이익은 5261억원으로 3·4분기에 이어 분기당 역대 최대 실적 기록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역시 지난해에 비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의 연간 매출은 7조9477억원, 영업이익은 5354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영업이익 모두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4·4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조330억원, 영업이익은 1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50% 증가한 수치다.
네카오는 올해 대내외 리스크로 진땀을 뺐지만 효율경영으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 3~4월 '라인야후 사태'로 몸살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라인야후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을 계기로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에 보안 시스템 개선과 함께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이후 네이버가 라인 야후 매각 절차를 진행했으나 한·일 양국의 외교 분쟁으로 치달으면서 네이버는 단기 매각 검토는 하지 않기로 했다. 카카오는 금융당국과 사법 당국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과정,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수사와 제재를 받으며 경영 리스크가 일부 부각됐다. 다만 핵심 사업을 제외하고 그룹 효율화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용자 의도와 맥락을 잘 이해해 직접적 답을 쉽게 요약해줄 AI브리핑 기능을 내년 모바일 검색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내년엔 AI 브리핑 결과와 같이 검색 목적에 맞는 액션으로 이어지는 몰입형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내년 1분기 중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총괄 법인을 설립하고, 사우디 주요 도시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을 시작하는 등 기술 수출에도 속도를 낸다. 숏폼 서비스와 치지직, 블로그 등이 2030 세대에도 호응을 얻으며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카카오는 올해 공개한 '카나나'를 내년 정식 출시하며 AI 비서 서비스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다. 연초까지 사내 테스트 버전 배포를 완료할 예정이다. 카나나는 대화 내용을 분석하거나 문서 요약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이용자 상황에 맞춰 먼저 제안하는 'AI 에이전트' 경쟁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과는 별개 앱으로 출시해 이용자 규모를 더욱 확보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0월 22일 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에서 "카나나 앱은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와 대화 맥락을 기억하는 것이 가장 큰 기반"이라며 "카나나를 중심으로 다양한 외부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들과도 협업해 시너지를 창출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