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츠, 23년 만에 100조···많이 왔지만 갈 길 멀다 [fn마켓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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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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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리츠협회, 리츠 100조 달성 기념식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 참석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다섯번째),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 등이 26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리츠 100조 달성 기념식에서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리츠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리츠(REITs) 운용 규모가 도입 23년 만에 100조원을 넘어섰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아직 뒤처지고 있으나, 투자자가 40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부동산 투자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10조원이 채 넘지 않는 상장리츠 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과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26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기준 국내 공·사모리츠 운용자산(AUM)은 10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약 3년 전인 2021년말 기준 65조3000억원에서 약 54.2% 증가한 규모다. 10년 전인 2013년말(11조8000억원)보다는 8.5배 이상 커진 수준이다. 리츠 개수 역시 이 기간 80개에서 395개로 늘었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리츠 100조 달성 기념식’에서 “지난 2001년 국내 리츠 시장 태동 이후 2019년 리츠 50조원 달성, 이후 5년 만에 그 2배인 100조에 닿았다”며 “리츠가 미국 같은 선진국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국내 리츠 자산규모는 해외 주요국에 비해 성장 기회가 많으며, 앞으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투자 대상 다각화, 프로젝트 리츠, 지역상생 리츠의 조속한 출시를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실제 최근 인지도 제고, 정부 정책 등 영향으로 성장 속도를 높이며 리츠가 처음 도입된 지난 2001년 이듬해부터 지난 11월말까지 따졌을 때 총평균 총사산 성장률은 26.7%를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지금까지와 달리 향후 성장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단 점이다. 기본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활동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점이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3월말 기준 373개 리츠 중 정책 목적의 ‘주택’ 유형은 181개로 48.5%를 차지한다.

AUM 기준으로 봐도 44조9500억원으로 전체 47.3%다. 물론 그 비중은 2021년(52.7%), 2022년(49.2%), 2023년(47.9%) 대비 줄었으나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상태다. 다시 이 중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공공임대, 공공지원민간임대 리츠는 각각 18.5%, 21.2%로 40% 가까운 부분을 메우고 있다.

특히 상장리츠 시장 규모가 작다.

이날 기념식에서 민성훈 수원대 교수도 “퇴직연금이나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리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시장이 일정 수준 이상 받쳐줘야 한다”며 “하지만 상장리츠 시가총액은 10조원이 채 안 되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실제 국내 상장리츠는 현재 24개, 11월말 기준 합산 시가총액은 8조2130억원 수준이다. 지난 2011년 첫 상장리츠(에이리츠)가 나왔고, 2020년 6개가 신규상장하며 시장이 확장하는 듯했으나 줄곧 축소됐다. 지난해엔 2개 상장에 그쳤다. 이마저도 모두 삼성·한화 등 '뒷배'가 있는 스폰서형 리츠였다. 올해의 경우 지난 7월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이후 신규 상장 소식은 없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국토부 리츠자문위원회가 공식 발족했다. 총 인원은 20명이다. 이 교수는 제도개선 분과 위원장을, 민 교수와 김병연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각각 인가·감독 분과 위원장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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