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의식해 전당대회서 '단합' 한 목소리
용산·여권, 오히려 당정화합 낙관론
'정권재창출' 위해 협력 불가피하단 관측
기대 부응해 韓 먼저 통화-尹 만찬 초청
변수는 '尹 역린' 채상병 특검·김건희 의혹
용산 일각, 韓에게서 원내현안 분리 시도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신임 대표가 지난 4월 총선에 이어 다시 집권 여당의 새 수장이 되면서 시선은 앞으로 대통령실과의 관계 복원 여부에 꽂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열린 전당대회에 참석, '운명공동체'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이는 한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함께 성공하는 게 곧 정권재창출 가능성을 높인다는 기본명제의 시그널을 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대 직후 기자에게 “윤 대통령의 축사가 한 대표 선출에 대한 메시지의 전부이다.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 ‘우리는 하나’ 등의 말씀”이라고 해 이를 뒷받침했다.
다만 지난 총선 때 윤 대통령이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대표와 사실상 정면으로 부딪혔던 갈등의 쓰라린 기억이 이전 전대를 계기로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터지자 국민 눈높이를 언급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참모진을 통해 사퇴 압박을 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결국 총선이 국민의힘 참패로 끝나면서 대통령실과 한 대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표현할 만큼 양측 관계는 멀어졌다. 그러다 총선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과 여권에선 낙관론이 많다. 우선 윤 대통령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다음 지방선거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다. 이런 가운데 여소야대에 따른 국정마비 위험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당정이 서로 '자기정치'를 위해 부딪힐 여유는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기다 홍역을 치렀던 만큼 갈등관리에 더욱 공을 들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여권의 기대에 부응하듯 한 대표는 당선 직후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를 건넸고, 윤 대통령은 한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와 낙선자 및 퇴임 지도부를 24일 초청해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런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화합하려는 노력이 유효하려면 ‘역린’을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이다. 그러나 한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벌써부터 두 사안을 거론해 주목을 끌었다. 특검은 “당내 토론을 해보겠다”며 여지를 남겼고, 김 여사 비공개 검찰 조사를 두고 “국민의 눈높이를 더 고려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특검을 비롯해 대부분의 현안들은 원내대표 소관이라는 점을 짚으며 한 대표의 역할을 제한하는 주장를 펴고 있다. 한 대표가 역린을 건드릴 경우를 대비해 국민의힘으로 하여금 견제할 수 있도록 논리를 구축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