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쉽게 지워지는데 54억?"…동덕여대 복구비 '갑론을박'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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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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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최대 54억"·학생 "과도한 비용"
동덕여대 "내년 1월 중 구체적인 금액 나올 것"
동덕여대. 연합뉴스

[서울경제]

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촉발된 동덕여대 사태의 핵심 쟁점인 피해 복구 비용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학교 측은 캠퍼스 곳곳이 래커 스프레이로 훼손됐다며 “최소 24억 4434만원에서 54억 4434만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반면 학생들은 시위 원인 자체를 학교가 제공했다고 지적하면서 학교가 추정한 청소 금액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정확한 청소 경비는 내년 초쯤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청소업체가 동덕여대를 찾아 래커칠 제거 시범 작업을 실시한 영상이 SNS상에서 퍼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업체는 래커칠 부분에 특수 약품을 도포한 뒤 일정 시간을 두고 스펀지 등으로 닦아내는 방식으로 낙서를 제거했다. 업체는 "이 같은 방법으로 제거 작업을 2차까지 진행하니 90%는 쉽게 지워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약품비가 상상 이상으로 비싸다고도 덧붙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상이 공개된 뒤 동덕여대 학생들 사이에선 "학교가 추정한 청소 경비는 설득력이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동덕여대 학생 A씨는 "약품 하나로 이렇게 쉽고 빠르게 지울 수 있는 걸 학교가 '20억~50억원'이라는 금액을 거론하며 갈등을 더 키웠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학생 B씨는 "최소한의 청소업체 견적서도 없이 올린 학교의 근거 없는 청소 경비는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고 반발했다.

네이버카페 캡처


청소업체는 래커 칠 제거와 제거 비용은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우리가 래커칠 제거에 사용한 약품은 특수 약품이라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고 가격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동덕여대 사례는 제거 작업 면적이 넓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리석 혹은 화강암 표면에 깊이 스며드는 침전이 심해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복구에 드는 구체적인 청소 경비는 내년 초쯤 확정될 예정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추정 금액을 사전에 공지했던 건 학생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추가적인 훼손을 막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학교 시설팀이 교내 복구 및 청소 견적을 파악하고 있고, 내년 1월 중으로 구체적인 금액이 정해질 것"이라며 "추후 누가 훼손했는지가 명확해지면 법적인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동덕여대는 남녀공학 전환과 관련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위원회를 내년부터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일 동덕여대와 총학생회에 따르면 동덕여대 처장단과 총학생회는 전날 5차 면담을 열고 내년 3월부터 6개월간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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