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에서 보일러까지…진화하는 슬립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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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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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SK 등 수면 시장 눈독 들여
하루 3분의 1 할애하는 시장 공략해
새로운 고객 확보하고 제품도 고도화
슬립테크 기업 간 경쟁 치열해질 듯

[서울경제]

슬립테크(수면기술) 시장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큰 가운데 매트리스·가구 기업은 물론 보일러, 전자, 통신 기업 등까지 앞다퉈 슬립테크를 자사 제품에 도입하고 있다. 각종 전자기기를 활용해 사용자의 수면 품질과 패턴을 분석한 후 숙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8시간 22분에 크게 못 미쳐 짧은 시간이라도 숙면을 취하려는 수요가 크다. 이를 공략해 기존 제품군을 고도화하고 신규 소비자를 유입시키는 것이 이들 기업의 전략이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경동나비엔, SK텔레콤, 삼성생명 등 다양한 산업군의 주요 기업이 슬립테크 기술을 도입해 기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 협력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탭’ 제품에 수면 측정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에이슬립이 개발한 사용자의 수면 패턴 측정 기술을 내재화 한 갤럭시탭 기기를 매트리스, 인테리어 기업 등에 기업 대 기업(B2B)로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각종 건설사에게도 ‘수면 특화 탭’을 B2B로 공급해 빠르게 디지털화 하고 있는 수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현재 갤럭시 기기 중에서는 ‘갤럭시워치’가 수면 단계를 측정해주고 ‘갤럭시링’이 심박수 측정 기능을 제공하는데 갤럭시탭 기능을 향상시켜 슬립테크 기술을 전 라인업에 걸쳐 내재화하는 것이 목표다.

2020년 설립된 국내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기기에 내장된 마이크로 사용자의 숨소리를 포착해, 이를 기반으로 수면 품질을 측정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자체 개발한 수면 측정 앱 ‘슬립루틴’이 지난해 세계수면학회 주최 학술 행사에서 국내외 수면 측정 기기 11종을 제치고 가장 높은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 받았다. 올 들어서는 수면무호흡증을 진단 보조할 수 있는 앱인 ‘앱노트랙’을 따로 출시해 식약처로부터 보조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기도 했다.

국내외 각종 기업은 이런 기술력을 자사 상품에 연동해 수면 건강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매트리스 기업인 엠마슬립은 자체 앱에 에이슬립 솔루션을 접목해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정밀 진단할 계획이다. 진단 결과를 토대로 사내 구축한 ‘수면 코칭 그룹’이 소비자에게 적합한 매트리스나 침구를 추천해준다. 국내 경동나비엔의 경우 이미 보유한 온도 제어 솔루션을 활용해 소비자 수면 단계에 따라 자동 온도 조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LG전자는 지난해 슬립테크를 활용해해 ‘열대야 꿀잠온도’라는 에어컨 전용앱을 출시하고, 사용자 수면 단계에 따라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비서 ‘에이닷’에 슬립테크를 연동했고 삼성생명은 자사 보험 앱에 수면 측정 기능을 탑재해 관련 보험 시장을 공략하려 하고 있다.

슬립테크 시장 판이 커지면서 경쟁을 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1위 알람앱 ‘알라미’ 운영사 딜라이트룸은 올 들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사운더블 헬스에 전략적 투자를 집행했다. 사운더블 헬스는 스마트폰이 수집한 배뇨, 기침 소리 등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각종 질환을 측정하는 소리 분석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 투자를 바탕으로 딜라이트룸은 사용자 수면 품질 진단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슬립테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한 슬립테크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이 하루 시간 3분의 1을 할애하는 수면 시장을 두고 각종 기업이 눈독을 들이는 양상"이라며 “대기업과 협력하려는 슬립테크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성장기업부 기자. 중소·중견기업, 벤처·스타트업 업계·정책 취재. [이덕연의 경제멘터리] 기획,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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