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전문경영인 체제 확립까지는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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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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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대표 바꿔야 전문경영인 체제 완성
임씨형제 설득 또는 이사회 구성 바꿔야
갈등해결 안되면 임시주총 표 대결 불가피
[서울경제]

한미약품(128940) 그룹의 경영권 분쟁에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가 승기를 잡았지만 불완전한 지배력에 당분간 ‘불편한 동거’ 상태가 불가피해 보인다. 송 회장 모녀와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주주들에게 약속한 전문 경영인 체제 완성 등을 위해 임종훈·종윤 형제를 설득하거나 이들이 반대할 경우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다시 표 대결을 해야 하는 등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송 회장 모녀와 신 회장이 주식매매 계약이후 이후 공동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송 회장(6.16%), 임 부회장(9.70%), 신 회장(18.93%), 우호지분(13.40%) 등 총 48.19%다. 임씨 형제 측은 임종윤(12.46%), 임종훈(9.15%), 우호지분(8.13%) 등 29.07%로 모녀 측이 우위다. 국민연금(6.04%)도 송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송 회장과 신 회장의 계획대로 한미사이언스(008930) 대표이사에 전문 경영인을 선임하려면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9명 가운데 5명을 임씨 형제측이 차지하고 있다. 총 10명인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을 추가 선임해도 5대 5의 구도로 주요 결정을 한쪽에서 단독으로 내릴 수 없다.

결국 송 회장 모녀 측은 임씨 형제를 설득하거나 기존 이사를 해임한 후 새로운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이사 해임은 특별 결의로 임시 주총에서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표를 얻어야 한다. 송 회장 모녀 측은 가현문화재단 및 임성기재단을 포함해 친족이 대부분인 특수관계인 지분 13.40%를 합치면 48.19%로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지원을 받는다 해도 필요한 의결권 수에는 미치지 못해 소액주주 등 추가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임씨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이사진 해임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리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주주 제안도 어렵다. 주주제안으로는 재직 중인 이사 해임 안건 상정을 할 수 없다.

한미약품에서도 경영권 분쟁의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대표 선임을 준비하는 가운데 신 회장이 송 회장 모녀 측과 손을 잡은 이후 한미약품 이사진은 7대 3으로 형제 측이 불리해졌다. 임종윤 이사는 박재현 대표 해임 후 단독 대표 선임을 노리고 있지만 역시 이사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이사회를 장악하려면 이사진 해임과 신임 이사 선임이 필요한데 임시 주총에서 다시 표 대결을 벌여야하는 사안이다.

송 회장 모녀가 신 회장과 연대한 이후 경영권 분쟁이 기울었다는 평가가 많지만 당분간 교착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가족 간 화해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 해임, 이사 해임 및 신규 선임은 매우 까다로운 과정”이라며 “경영권 분쟁 종결을 위해서는 가족 간 대화와 화해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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