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맞이한 산일전기, IPO 흥행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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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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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전기차 등 글로벌 수요 폭증
작년 영업익 466억···1년새 4배
기존주주 지분 6개월 보호예수
"공모가 밴드 상단 가능성 높아"

[서울경제]

산업용 특수 변압기 제조업체 산일전기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변압기를 포함한 전력기자재 시장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로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상승 추세)’을 맞이함에 따라 산일전기의 공모 흥행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일전기는 이날부터 5영업일간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공모가 확정 및 공모주 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2만 4000~3만 원으로 공모가 상단 기준 공모액 2280억 원의 중형급 코스피 IPO 종목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9134억 원이다. 산일전기가 이달 말 증시 입성에 성공하면 올 들어 네 번째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이 된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현재 변압기 산업은 제 2의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 변압기 같은 전력기기 시장은 대규모 기반 시설을 다루는 전방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미국의 노후 전력망 현대화 정책과 글로벌 신재생·원자력 에너지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상황이다. 또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촉발한 데이터센터 증가, 전기차 충전 시설 증가 등도 장기적인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산일전기의 매출은 지난해 2145억 원으로 전년(1077억 원) 대비 두 배 가량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2억 원에서 466억 원으로 4배 가까이 뛰었다. 산일전기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모자금 대부분을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해 투입할 계획이다. 미리 기존 공장의 두 배 규모인 신규 공장 건물을 매입한 덕에 신공장의 부분 가동은 3분기 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IPO 시점과 생산력 확대가 필요한 때가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산일전기의 공모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인프라 산업 특성상 한번 새로운 제품을 공급하면, 유지·보수 등을 위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창출돼 단기간 내 ‘피크아웃(하락 전환)’ 위험성이 낮은 때문이다. 또 변압기 같은 전력기자재는 앞으로 AI 테마와 맞물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사실상 기존 주주 전원이 지분 보호 예수 기간을 최대로 설정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대주주인 박동석 산일전기 대표(공모 후 지분율 36.02%)부터 재무적투자자들(12.77%)의 지분 의무 보유 기간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까지다. 이에 따라 상장일 유통물량 비중은 공모 물량(19.97%)과 기존 주주 보유 물량(0.48%)을 더한 20.45%에 그쳤다.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적용한 주가수익비율(PER)이 20.58배로 일반적인 제조업종(10~15배)에 비해 다소 높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다만 이는 산일전기가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제룡전기(033100), LS ELECTRIC(010120)의 주가가 올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결과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3.8배, 2.7배 뛰었다.

산일전기 수요예측에 참여한 한 자산운용사는 “산업 성장성을 근거로 지분 락업(매도 금지) 기간을 늘려도 될 만한 기업이 오랜만에 나왔다”며 “밴드 상단 이상 가격으로 공모가를 확정하는 데 무난히 성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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