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미中대사 “미국을 숭배하지도, 망할거라 믿지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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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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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이, 상하이기술대 졸업식 연설
"희망적 사고 버리고 美 이해를"
추이톈카이 전 주미 중국대사. 신화연합뉴스

[서울경제]

역대 최장 기간 주미 중국대사를 지낸 중국 외교관 추이톈카이가 자국 젊은이들에게 미국의 흥망에 대한 막연한 ‘희망적인 사고’를 버리고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미국을 이해하라고 주문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추이 전 대사는 7일 상하이기술대 졸업식 연설에서 강대국의 흥망성쇠나 미중 간 지정학적 복잡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이 전 대사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주미 대사로 재임했다.

그는 “미국을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것은 과학적이거나 객관적이지 않다. 반대로 미국이 반드시 쇠퇴하고 망할 것이라고 믿는 것도 일방적인 견해로 현실과 객관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많은 문제, 매우 큰 문제들이 있다”면서도 “군사와 금융, 과학·문화 분야 리더십 등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절대적이며 심지어 희망적인 사고 대신 종합적이고 차원적이며 진화하고 변증법적이어야 한다”면서 “다른 이들의 약점을 오판하는 것은 종종 자신을 잘못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CMP는 “추이 전 대사의 발언은 중국의 지정학적 도전과 강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촉구하는 일부 관측통들의 입장과 같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정부 관리와 국영 매체에서는 ‘동양이 뜨고 서양이 진다’는 공식이 인기를 얻어왔다”고 지적했다.

추이 전 대사는 “우리는 현재 국제 정세가 우리 편이고 도덕과 정의 역시 우리 편이라고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쉽게 성공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발전은 언제나 우리 자신을 뛰어넘는 것이지 다른 이들을 짓밟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꾸준히 다른 이들이 세운 장애물들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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