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야놀자, 골프장 1위 플랫폼 카카오VX 인수 추진[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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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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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상장 앞두고 영역 확장 시도
초기 투자자 뮤렉스와 공동 인수 논의
카카오VX, 엔데믹 이후 성장세 크게 꺾여
3년 전 투자 유치 당시 5000억 평가
FI 비토권 있어 거래 불발 가능성도
[서울경제] 이 기사는 2024년 7월 9일 16:54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카카오VX가 출시한 ‘프렌즈 스크린 퀀텀’. 사진 제공=카카오VX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숙박·레저 1위 플랫폼 야놀자가 골프장 예약 1위 플랫폼인 카카오VX 인수에 나선다. 상장을 앞두고 외형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VX가 2021년 약 5000억 원의 기업가치로 외부 자금을 유치했던 만큼 거래 성사를 위해서는 야놀자가 이보다 높은 값을 제안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카카오VX 인수를 위해 매각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야놀자의 초기 투자자였던 벤처캐피털 뮤렉스파트너스와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카카오VX의 몸값이다. 카카오VX는 그동안 적극적인 외부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를 빠르게 불렸다. 2018년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한국투자파트너스·큐캐피탈파트너스·원아시아파트너스 등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잇단 유상증자와 실적 개선에 힘입어 첫 투자 유치 당시인 2018년 100억~200억 원에 불과했던 카카오VX의 기업가치는 마지막 투자 유치를 단행했던 2021년 5000억 원을 돌파했다. FI들은 경영권 매각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야놀자가 이들이 만족할 만한 가격을 내놓지 않으면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카카오VX에 투자한 한 FI 관계자는 “야놀자 외에도 복수의 사모펀드 운용사가 접촉해온 것으로 안다”며 “충분한 가격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매각에 동의해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2012년 설립된 카카오VX는 2017년 카카오게임즈(293490)(지분율 65.19%)가 인수하면서 카카오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재 국내 골프 예약 플랫폼 1위로 시장점유율이 약 60%에 달한다.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된 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카카오VX는 현재 스크린골프, 골프 용품 판매, 골프 예약 플랫폼, 골프 팬 커뮤니티 플랫폼, 골프장 위탁 운영 등 다양한 골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골프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 셈이다.



현재 카카오VX가 가장 주력하는 사업은 스크린골프다. 2019년 1400여 개에 그쳤던 카카오VX 매장 수는 지난해 말 3600개를 넘어서 골프존(5800개 이상)에 이은 업계 2위가 됐다. 과거 시장을 독점했던 골프존을 카카오VX가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대중에게 익숙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해 친숙함을 더하면서 카카오톡 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편의성이 주효했다.

다만 최근 성장세는 주춤한 모습이다. 코로나19가 막을 내리면서 골프 열기가 식은 탓이다.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카카오VX는 지난해 매출 1471억 원, 영업손실 77억 원으로 부진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163억 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이 때문에 현재 카카오VX의 몸값을 두고 매각 측과 인수 측 간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 측이 제안한 가격이 카카오VX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해온 야놀자는 현재 나스닥 입성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17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예견됐던 수순이다. 예상 기업가치로 70억~90억 달러(약 9조 6000억~12조 3000억 원)가 거론되고 있지만 최근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야놀자의 시가총액이 6조 원대에 불과해 몸집을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야놀자가 골프 사업 진출을 시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뮤렉스파트너스와 골프장 운영 통합 솔루션(ERP) 제공 업체 그린잇을 공동 인수한 뒤 1년도 채 되지 않아 보유 지분을 뮤렉스파트너스에 모두 넘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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