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건강 끄떡없다. 여론조사 못 믿어"…당내서는 '사퇴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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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6. 오전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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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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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악몽 같은 TV 토론이 ‘실패’ 였음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건강 우려를 일축하며 “오직 전능한 주님만이 나를 물러나라고 설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대통령직 수행 적합성을 입증하기 위한 독립적인 신체검사 제안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쏟아지는 사퇴 압박에 대한 반격에 직접 나섰지만 고령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ABC뉴스에서 방영된 조지 스테파노폴로스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에 대해 “나는 아팠고, 끔찍한 기분이었다. (토론의 참패는) 누구의 잘못도 아닌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스테파노폴로스 진행자는 이날 22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에 정말 문제가 없는지,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수 있는지 반복적인 질문을 통해 압박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으로서 매일 의사로부터 ‘검사’를 받고 있으며, 자신의 건강과 인지력에 문제가 있었다면 재선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신은 3년 반전에 취임 했을 때와 같은 인물이냐'는 질문에 “성공 측면에서 그렇다”면서 “나는 중동 평화계획을 수립한 사람이고 이는 곧 실현될 지 모른다. 나는 나토를 확대한 사람이다. 나는 또한 경제를 성장시킨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가 한국을 방문해서 미국에 수십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면서 연설 때마다 반복하는 단골 소재인 한국 기업 투자 유치를 재차 거론했다. 그는 "저는 이 나라를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때문에 다시 출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TV토론 당시 28차례 거짓말을 했다며 자신이 늘 거짓말을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TV 토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크게 뒤지는 여론조사에 대해선 "믿지 않는다.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고 확신한다면 물러설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전능하신 주님이 내려오셔서 나에게 그렇게 말씀하시느냐에 달려 있다”며 후보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유세에서도 “내가 ‘로 대 웨이드(낙태권 인정 판결)’를 복원하기 너무 늙었다고 생각하느냐? 내가 공격용 무기를 다시 금지하기에 너무 늙었다고 생각하느냐?” 물으며 청중의 호응을 유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완주 의지를 확고히 표명했으나 당내의 사퇴 압박과 여론의 불신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TV토론 이후 첫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자신의 토론 성과에 대해서 전적으로 책임을 졌지만, 민주당원들이 우려하는 고령과 지지율 하락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게 뒤처지고 있는 사실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 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하원의원 3명이 이미 공개적으로 불출마 요구를 한 데 이어 이날 민주당 소속 모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최고의 희망인지 돌아보라"고 촉구했다.

여기에 마크 워너 상원의원(버지니아)은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해 상원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올해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뺏길 위기에 처한 가운데 민주당의 일부 상원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우려를 전달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지금까지 하원이 아닌 상원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 요구가 나온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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