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도 안되는 돈 받고
설거지·김장 준비도 떠맡아
인력 떠나며 중식 중단 속출
◆ ① 노인도 등돌리는 경로당 ◆
노인들에게 끼니 해결은 경로당을 찾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매일경제가 경로당을 찾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식사 때문에 찾는다는 답변이 23.5%로 두 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경로당 식사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대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로당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기 원하는 노인이 늘어나면서 정부는 지난해 5월 주 5일 점심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경로당 노인들의 원활한 식사 제공을 위해 만든 것이 경로당 중식 도우미 제도다. 노년층을 위한 공공 일자리 지원 사업이기도 하다. 이들은 경로당에서 음식 조리 등을 담당한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에서만 지난해 11월 기준 6718명이 경로당의 식사 지원 인력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중식 도우미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과 장기간 근로 환경으로 인해 지원자를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들이 하루 3시간씩 한 달 10회, 총 30시간 일하며 손에 쥐는 돈은 29만원에 불과하다.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공공 일자리 참여 노인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보니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
성동구의 한 경로당에서 만난 식사 지원 인력 윤금희 씨(78·가명)는 “일주일에 5일간 일한 경우도 있었고 김장 준비까지 했다”며 “힘들어서 60대는 생각조차 안 하고 70대도 버티지 못하고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80세 이상 고령의 노인들로 근근이 버티기도 한다. 식사 지원 인력이 그만둬 아예 식사 제공을 중단한 경로당도 여럿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식사 미제공 경로당은 지난해 6월 기준 8734곳에 이른다.
노원구의 한 경로당에서 만난 김기동 씨(76)는 “밥을 다들 안 하려고 하니까 할 사람이 없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빵을 사서 회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