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기회 왔다”…빚투 개미들, 삼성전자 팔고 여기로 갔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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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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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짝 반등에 탈출
개인 신용거래융자 520억 뚝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엔
연초이후 빚투 487억원 늘어


긴 부진을 겪던 삼성전자가 연초 급반등하자 개미들이 ‘빚투’를 대거 상환하면서 탈출에 나섰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추세적 상승에는 의문 섞인 반응을 보였지만 자회사로 편입될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해서는 빚투 규모를 늘리고 잇다.

12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새해 들어 체결일 기준 지난 7일(결제일 기준 9일)까지 520억원이 감소했다.

‘5만 전자’에 안착한 지난 7일까지 3거래일을 연달아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상환 금액이 신규 금액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1조원을 돌파했던 삼성전자의 신용융자 잔액은 반등을 틈탄 상환 행진에 8542억원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6만 전자’ 문턱에서 주가가 버티던 작년 9월 24일 이후 최저 규모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신용융자 잔액을 줄일 뿐만 아니라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4000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했다.

반대로 삼성전자의 자회사 편입을 앞둔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주가 상승세에도 연일 신용융자 잔액이 늘어나고 있다. 결제일 기준으로 지난 7일까지 올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신용융자 잔액은 497억원이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신규 체결 금액은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상환 금액 규모를 넘어섰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새해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0% 넘게 오른 이튿날에는 1366억원의 신용거래융자가 신규로 체결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반등은 ‘빚투’ 상환의 기회로 봤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향해서는 빚을 내서라도 베팅하는 모양새다. 신용융자거래는 대출 기간에 따라 이자가 높아지는 구조로 90일 이내의 수요가 대부분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 들어 주가가 40% 이상 급등했지만 개미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빚투를 늘린 것이다. 반면 지난 7일까지 4% 오르는 데 그친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이자를 감당하기보다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환 행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빚투 상환’을 택한 개인투자자들의 판단에 대해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실적 저점을 통과한 뒤에야 본격적인 상승이 가능하기에 당장은 빚투 규모를 줄이는 게 맞는다는 해석이다.

지난 9일 iM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7만1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1분기 이후로는 삼성전자의 주력인 범용(레거시) 메모리의 재고가 안정화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또한 올해 1분기 안으로 엔비디아로부터 HBM3E 12단 제품의 품질 테스트도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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