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탄핵안 찬성 192표로 가결
與의원들 20분간 항의후 퇴장
헌재에 권한쟁의·가처분 신청
최상목 부총리 대행체제로
◆ 탄핵 정국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가결됐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이 통과된 것이다. 이로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선 지 불과 13일 만에 다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맡는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최 부총리는 한 권한대행으로부터 국군통수권도 넘겨받게 됐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92명 전원 찬성으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에선 조경태 의원 1명만 참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표결에 앞서 의결정족수를 국무총리 탄핵 기준인 재적 의원 과반(151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약 20분간 의장석을 둘러싸고 "원천 무효" "의장 사퇴"를 외친 뒤 퇴장했다. 앞서 탄핵 의결정족수를 놓고 국민의힘은 200명 이상이라고 맞섰다.
한 권한대행은 가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더 이상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보태지 않기 위해 관련 법에 따라 직무를 정지하고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 등본은 이날 오후 5시 19분 총리실에 접수됐고 한 권한대행의 직무는 이 시각부터 정지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탄핵안 가결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표결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우 의장이 제멋대로 2분의 1 단순 절반이 넘으면 되는 것으로 정했다"며 "민주당은 탄핵 연쇄범으로, 사실상 무정부 사태를 유도하는 국정 테러 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 의결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을 파면하고 옹위 세력을 뿌리 뽑아 내란을 완전히 진압하는 그 순간까지, 역량을 총결집해 역사적 책임을 완수하겠다"며 "국민과 함께 내란의 밤을 끝내고 희망의 아침을 반드시 열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헌법재판소는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서동철 기자 / 김명환 기자 / 박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