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머니' 덕에 … 들썩이는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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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0.20. 오후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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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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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힌프로젝트 9조 유치효과
온산공단 내 석화시설 구축
10개월만에 인구 2만명 몰려
원룸 동나고 음식점 매출 쑥
아산도 역대급 외자유치 '온기'


울산 온산국가산단에서 진행 중인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 현재 하루 평균 작업자 3500명이 공사 현장에 투입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하루 1만명으로 확대된다. 에쓰오일


울산 울주군 온산·온양읍 골목 상권은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에쓰오일이 9조2500억원을 투자해 온산국가산단 42만㎡ 용지에 복합 석유화학시설을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 효과 때문이다.

하루 평균 작업자 3500명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 지역 원룸엔 빈방이 거의 없다. 공사 현장과 다소 거리가 먼 남창과 서생지역 원룸도 품귀 현상을 보인다. 월세는 예년보다 10만~15만원 올랐다. 내년부터는 하루 1만명이 투입될 예정이라 숙박난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공사 현장 인근 음식점들은 퇴근 시간이 되면 붐비기 일쑤다. 에쓰오일이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공사 현장에 식당(함바집)을 운영하지 않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온산에서 찌개 등 백반을 파는 음식점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손님이 3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울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대규모 기업 투자가 지역 상권 회복과 인구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자체들이 투자 유치로 돌파구를 찾는 가운데 기업 투자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입증돼 주목된다.



20일 울산시가 울산연구원에 의뢰해 샤힌 프로젝트 착공 전후 공사 현장 인근 온산·온양읍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공사가 시작된 이후 실제 유동인구와 신용카드 사용 금액이 증가하고, 공실률은 절반 정도 떨어졌다.

지난해 3월 샤힌 프로젝트 착공 후 10개월간 온산·온양읍 월평균 유동인구는 12만3000명으로 기공식 전보다 1만9500명(18.3%) 증가했다. 이 기간 대부분 원룸이 임대되면서 전체 부동산 공실은 3635개에서 2078개로 1557개(42.9%) 감소했다. 울산은 인구 유출이 가장 큰 고민이지만 온산읍의 경우 인구가 2021년 2만2858명에서 2023년 2만3055명으로 2년간 197명 늘어났다.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두 지역의 카드 사용 금액은 2021년 대비 총 520억원 증가했다.

충남 아산시도 기업 투자 유치로 인구가 늘어난 도시 중 하나다. 지난해 1년간 아산시 청년 인구는 2448명 늘어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경기도 화성시에 이어 청년 인구 증가 2위를 기록했다. 기업 투자 유치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청년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고 아산시는 분석했다. 아산시는 지난 2년간 미국 린데 등 6개 기업에서 453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역대 최대 외자 유치에 성공했다. 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019년 13조1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4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것이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는 조선업이 호황을 보이면서 울산 지역 5개 구·군 중 유일하게 인구가 늘었다. 지난해 동구 인구는 15만9664명으로 전년도보다 3862명(2.48%) 증가했다. 이경우 울산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에쓰오일 사례처럼 대규모 투자일수록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고 건설업과 음식·숙박업에서 시작된 온기가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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