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도 불길 덮치자 고속도로 16시간 폐쇄...공포의 테슬라 전기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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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3. 오전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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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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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하다 나무와 충돌해 화재 발생
소방, 배터리 전소될 때까지 대기
美NTSB “제조사 화재 대응 매뉴얼 부실”


미국 현지 소방당국이 공개한 최초 현장 사진. 나무에 충돌한 트럭에서 불길이 이미 시작됐다. [사진=미 캘리포니아주 소방당국]
국내에서 벤츠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이차전지에 대한 공포 심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테슬라 트럭 배터리 화재가 발생했다.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배터리가 스스로 전소될 때까지 소방이 손을 쓸 수 없어, 고속도로가 16시간 동안 폐쇄됐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2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와 함께 지난 19일 캘리포니아 북부의 고속도로에서 화재가 발생한 테슬라 전기트럭에 대한 안전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NTSB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관련한 화재 위험에 주안점을 두고 조사를 결정했다”며 “잔해를 조사하고 충돌 및 후속 화재 대응으로 이어진 이번 사건의 세부 정보를 수집하겠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화재는 외부 충격으로 인해 발생했다. 지역 일간지인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지난 19일 오전 3시 15분께 새크라멘토에서 북동쪽으로 약 113km 떨어진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테슬라 전기트럭 ‘세미’가 갑자기 도로를 이탈해 길 옆에 있던 나무와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소방관들이 즉시 출동했지만 배터리에서는 유독 가스가 뿜어져나왔고, 온도 역시 500도 이상으로 올라 갔다. 소방은 화재 진압을 시도하지 않고 배터리가 다 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동안 고속도로는 폐쇄됐다. 불이 스스로 꺼지고, 소방이 현장을 정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6시간. 주와 주를 연결하는 도로는 저녁 7시20분께 다시 개방됐다.

다행히 테슬라 전기트럭 운전사는 현장에서 스스로 빠져나왔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는 없었다.

전기트럭 세미는 테슬라가 2017년 출시한 영업용 화물운송 차량이다. [사진=테슬라]
전기트럭 세미는 영업용 화물운송 차량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있는 테슬라 공장에 차량 부품을 운송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2017년 11월 세미를 처음 공개한 테슬라는 2022년 12월 최초로 완성차를 식음료업체 펩시에 인도했지만, 지금까지 대량 생산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한편 NTSB는 차량 제조업체의 화재 대응 지침이 부실하다고 지적해왔다. NTSB는 지난 2021년 테슬라 전기차 화재 사건을 조사한 뒤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소방관 등 최초 대응자에게 위험을 초래하는데도 화재를 처리하기 위한 제조업체의 대응 매뉴얼은 적절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NTSB는 이에 전기차 제조업체들에게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차량 모델별 대응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NTSB의 권고는 강제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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