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웨스트 용도변경 가능해져
주차장 요건 110%로 완화
생숙 계약자들 한숨 돌려
강서구 승인시 최종 전환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인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사진)가 오피스텔로 용도 전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시가 마곡 도시관리계획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오피스텔 건설을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제3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수권소위원회를 열고 특별계획구역Ⅱ(CP2)와 관련한 마곡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용도변경은 서울에서 나온 첫 사례다. 대상지는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내 전시·컨벤션, 관광호텔, 문화 및 집회시설 등이 조성되며 방문자의 장기 숙박을 지원하기 위해 생숙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이번 변경을 통해 이 용지엔 생숙 외에 오피스텔을 짓는 것도 가능해졌다. 오피스텔 용도변경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주차 기준도 완화됐다. 서울시는 기존 지구단위계획에서 전체 호실의 120%를 확보해야 하는 규정을 110%로 완화하기로 했다. 나머지 10%는 동일 시행사가 개발한 인근 블록 주차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심의 문턱을 넘었다. 이 같은 기준 완화에 따라 인근 지역 홍보관 등 약 200억원 가치의 현물을 공공기여하기로 했다. 지구단위계획 변경으로 분양 계약자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마곡역세권에 위치한 867실의 대규모 생숙이다. 2021년 분양 당시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16억1000만원으로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방침을 세우며 외면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경기 침체마저 겹치며 최근엔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붙던 상황이다.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으로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오피스텔 용도변경을 위한 큰 산을 넘었다. 이 단지는 준공을 앞두고 있어 일단 강서구에 건축물 사용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이후 용도변경을 신청하면 지방자치단체인 강서구 심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오피스텔로의 전환이 결정된다.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용도변경에는 다른 생숙 분양자들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현재 주거용으로 쓸 경우 부과되는 이행강제금 처분 유예가 올해 말 종료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생숙을 주거용으로 쓰면 공시가의 10%가 매년 이행강제금으로 부과된다. 상당수 생숙 분양 계약자는 주거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계약을 체결해 혼선이 커지고 있다. 이에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하길 희망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오피스텔 용도변경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사례처럼 우선 지자체가 오피스텔 건설도 가능하도록 지구단위계획을 바꿔야 한다. 여기에 건축법 규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은 바닥 난방을 철거하고, 전용 출입구를 설치해야 한다. 소방 기준도 충족시켜야 한다. 전용 60㎡ 이상은 가구당 한 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주차시설도 마련해야 한다.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처럼 준공 전 건축물은 용도변경을 위해 건축 설계를 바꿀 수 있지만, 이미 준공된 생숙의 경우 이런 기준을 맞추려면 비용 부담이 커진다. 사실상 용도변경이 어려운 셈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전국 생숙 8만6920가구 중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이 이뤄진 곳은 경기 안양시, 부산 해운대구 등 전체의 1.17%에 불과하다.
[김유신 기자 / 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