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경기 한파’ 못막았다”...사장님들 눈물, 식당폐업 4년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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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건설사 올해 전반기만 19곳
전년 연간 전체 부도 수와 맞먹어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와 자잿값 상승 여파로 건설 경기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도 건설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면서 건설업계에 불어닥친 한파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부진도 이어지면서 올해 반등을 기대했던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살펴보면 지난 1분기 3.3% 늘며 성장을 주도했던 건설 투자가 2분기엔 1.1% 뒷걸음질 쳤다. GDP 성장 기여도 역시 건설 투자 부문은 –0.2%포인로 성장을 갉아먹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했다. 4월엔 전년 대비 41.9% 반등했지만 절대 규모로 보면 여전히 2021년~2022년을 밑도는 수준이다.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은 것도 리스크 요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하다 보니 지방 중견 건설사들 업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 경기 부진이 이어지며 부도 나는 건설사도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기준 올해 부도 건설업체 수는 19곳이다. 작년 같은 기간(9곳)보다 2배 이상 많고, 벌써 연간 전체(21곳) 비슷한 수준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이 3곳, 지방이 16곳으로 지방 부동산 불황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 건자재 업체와 인력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 한파에 영세 자영업자들도 울상이다. 여윳돈이 부족한 소비자들이 외식을 비롯한 외부 활동을 줄이고 ‘최저가 소비’만 찾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배달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던 김 모씨(30)는 최근 가게를 폐업하고 대형마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 달 수익이 많을 때는 500만원을 넘어갈 만큼 인기였던 김 씨의 가게는 올해 초부터 급격히 상황이 기울었다. 하루 30건도 넘어서던 배달 건수는 하루 1~2건에 그칠 정도로 줄어들었다. 김 씨는 “전기·수도요금이나 식재료 비용, 배달 수수료 등은 계속해서 크게 오르는데 주문은 뚝 끊겼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폐업한 외식업체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난 5922개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분기(6258개)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줄어들다 4년 만에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폐업률도 4년 만에 처음으로 4%대에 올랐다. 당국에 폐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영업을 멈춘 ‘유령 폐업’까지 포함하면 상황은 훨씬 심각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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