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0인체제 만들겠다는 野 … 직무대행까지 탄핵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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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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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 직무대행 탄핵안 제출
이르면 26일께 본회의서 표결
이진숙 임명강행 선제 대응
MBC 방문진 이사선임 차단
與 "탄핵소추 대상 아냐" 주장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왼쪽)과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에 대한 탄핵 절차에 돌입했다. 이상인 직무대행은 탄핵안 표결이 강행되면 직전에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에 국회 의안과에 이 직무대행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제출했다.

이달 초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은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자 물러났고,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아직 청문 절차 중이다. 이에 따라 이 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1인 체제로 방통위가 운영되고 있다.

여당은 이 직무대행이 '행정 각부의 장'으로 명시된 탄핵소추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직무대행으로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어 소추 대상이 된다고 맞서고 있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이날 본회의 안건 중 하나인 '방송 4법'에 대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한 만큼 탄핵소추안은 이르면 26일께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이 직무대행은 이를 고려해 26일 오전까지 사퇴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야당이 탄핵안을 발의하자 불출석했다. 이 직무대행은 위원장이 아니라 상임위원 지위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후임을 바로 임명할 수 있으며 후임으로는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상임위원 5인 중 4인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독으로 공영방송 임원 선임을 위한 지원서류 접수 등 절차를 진행했다는 점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5인의 상임위원 중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한 방통위법을 어겨 2인 구조로 의결한 행위와 이 후보자의 인사 청문과 관련된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은 점도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방통위가 온전하지 않은 상태로 지속되고 있고 1인 구성으로 주요 의사 결정을 하는 게 불법"이라며 "이동관, 김홍일, 이상인 직무대행까지 이어지는 2인 구조에서 야당이 추천한 상임위원을 임명하지 않은 용산이 1차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탄핵 추진은 이 직무대행의 역할을 정지시켜 이 후보자가 위원장으로 임명된 뒤 방통위가 다시 2인 체제로 가동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2인 체제에서 MBC 경영진 선임 권한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구성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으로 구성되는데 방통위원 중 야당 몫 위원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마음만 먹으면 9명 모두 친여권 인사로 임명할 수 있다. 현 방문진 이사회 임기는 다음달 12일 끝난다. 새 방문진 이사회가 꾸려지면 MBC 사장 교체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이직무대행 탄핵과 관련해 "탄핵이라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대한 심대한 위반 행위가 있을 때 가능한 것으로 안다"며 "한 부처 업무를 완전히 마비시키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방통위에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부터 위중한 업무들이 당면해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방통위원 5명이 의결하도록 돼 있다. 5명 중 2명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1명은 여당이 추천, 2명은 야당이 추천한다. 방통위원장 임명은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 않아 민주당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임명이 가능하다. 야당이 보고서 채택을 안 하면 정부가 10일 이내 재송부 요청을 하는데 재송부를 안 할 경우 임명을 강행해도 된다. 이에 따라 이 후보자는 이르면 이달 말 방통위원장으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이후 방통위원장 탄핵도 재추진할 전망이다.

[김대기 기자 / 구정근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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