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산액 1700억” 티몬발 중소기업 줄도산 위기…금융권 ‘비상’

입력
기사원문
류영상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수십억 원대 손실액이 한 번에 잡히면 대형사도 휘청거릴 수 있다.”

티몬과 위메프발 줄도산 위기에 금융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거액의 판매대금을 물린 중소 판매자들이 자금난으로 줄줄이 도산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 여행상품 판매액에 대한 미지급 규모가 17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티몬·위메프 보고 미정산액 1700억원으로 집계됐다”며 “정산용 유입자금은 정산에만 사용하고 에스크로 체결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부 판매자는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에 입점해 있는 한 판매자는 “정산받아야 할 대금이 수억원대”라며 “버틸 수 있는 시한은 이달 말까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판매자는 “카테고리를 불문하고 많은 셀러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금 사정이 여의찮은 많은 영세 판매자들은 선정산 대출로 당장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선정산 대출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판매자가 은행에서 판매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정산일에 은행이 해당 플랫폼에서 대금을 받아 자동 상환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의 ‘7개 플랫폼 입점업체 정산대금 대출현황’에 따르면 2019∼2022년 4년간 선정산 대출총액은 1조3000억원을 웃돈다. 연간 대출액은 2019년 252억원에서 2022년 6239억원으로 25배로 급증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티몬과 위메프의 매출과 거래액이 급감하고 자금 회전력까지 약해져 판매자 정산이 언제 정상화할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주요 은행들이 티몬과 위메프의 대출상환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전날부터 두 플랫폼 판매자에 대한 선정산 대출을 중단해 자금줄은 더 막힌 실정이다.

한계에 이른 영세업자가 줄도산 하면 그 파장은 금융권까지 미칠 수 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금감원은 곧바로 티몬·위메프에 대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피해 규모가 파악됐냐”라는 박상혁 의원의 질의해 “현장 점검 인력을 내보내서 지금 점검 중이고 오늘도 검사 인력 6명 정도를 파견한 상태라서 어느 정도 숫자는 파악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아직 검사 과정이어서 티몬·위메프에서 발행한 상품권과 선불충전금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지포인트 사태 당시 재발 방지를 약속한 금감원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김재섭 의원 지적에 이 원장은 “이유를 막론하고 국민들께 부담을 드리고 걱정 끼쳐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책임 여하를 떠나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상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산 주기 관련 규정이 미비하다는 지적에 이 금감원장은 “정산 시기나 정산금 복원 방법 관련 제도에 미비한 점이 있는 만큼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되 그 전에라도 자율협약 형태로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챙겨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집단분쟁조정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