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성인여성 6명 중 1명이 난임…치료 앞장선다는 ‘이 남자’

입력
기사원문
심희진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피터 귄터 머크헬스케어 CEO
성인 여성 6명중 1명이 난임
치료제가 500만명 출산 기여

한국 머크 과반이 여성리더
워킹맘 늘어야 저출생 해결
가임 지원 프로그램으로
아태지역 저출산 해법마련


피터 귄터 머크헬스케어 CEO.
“여성들이 경력 단절에 불안을 느낄수록 저출생 문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엄마가 되는 것에 손해를 보지 않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머크 이사회 멤버이자 머크헬스케어를 이끌고 있는 피터 귄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난임 문제 해결을 위한 열쇠로 여성들의 연속적인 경제활동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 10위 안에 드는 GDP(국내총생산)와 13번째로 큰 제약산업을 일궈낸 한국이 출생률은 0.72명으로 가장 저조하다”며 “보다 많은 여성들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적극 활용하고 복귀 후에도 임금이나 승진 측면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한국을 떠받치는 경제활동인구는 급격히 소멸되고 국가의 지속 가능성도 담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사로 1668년 설립됐다. 현재 사업부는 바이오파마(헬스케어)와 라이프사이언스(생명과학), 일렉트로닉스(반도체·기능성 소재) 등 3개 축으로 이뤄져있다. 65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6만여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총 210억유로(약 31조원)로 이중 바이오파마는 38%를 책임졌다.

머크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은 면역항암∙종양, 신경면역, 내분비질환, 난임 등 크게 4가지다. 그중에서도 머크는 난임 분야의 선구자로, 여성의 임신부터 출산까지 전 영역에 걸쳐 필요한 치료제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머크가 매년 신약 개발에 투입하는 연구개발(R&D) 비용은 17억유로(약 2조원)다. 귄터 CEO는 “특정 치료제로 난임 부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한 회사가 ‘세르노’인데 이곳을 머크가 2006년 인수했다”며 “전 세계 성인 6명 중 1명이 난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머크는 고날에프, 퍼고베리스 등의 다양한 치료제를 통해 전 세계 약 500만명의 아기가 태어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다만 치료제 개발만으로는 저출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머크의 경영 철학이다. 워킹맘들이 일말의 불이익 없이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사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귄터 CEO는 “머크 본사의 경우 그룹 CEO를 포함해 집행위원회 멤버 중 40%가 여성이고 한국머크 바이오파마도 여성 리더 비율이 56%로 남성보다 높다”며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국가 인구가 늘지 않으면 기업들은 사업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머크는 여성 친화적인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데 속도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시작한 가임 지원 프로그램이다. 귄터 CEO는 “남녀 구분없이 임신을 통해 부모가 되고자 하는 모든 임직원에게 체외 수정 시술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며 “난임뿐 아니라 가임 능력 확보를 위한 예비검사나 생식세포 동결 등을 진행할 때도 금전적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머크에서는 올해부터 시행 중”이라며 “세계 최대 난임치료 기업으로 당연한 소명이라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직원들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다”고 덧붙였다.

앞서 머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낮은 출생율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지난 해 5월 ‘퍼틸리티 카운츠’를 만들었다. 민간과 공공부문, 학계 등이 머리를 맞대고 저출생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힘쓰자는 취지다. 여러 국가 중에서도 머크가 가장 예의주시하는 나라는 단연 한국이다. 귄터 CEO는 “한국 정부가 최근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난소 기능을 확인하는 난소나이 검사(AMH Test) 등이 정부 지원 대상에 포함되고 각종 보조금이 확대되는 등 고무적인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머크도 퍼틸리티 카운츠 등을 통해 한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IT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