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RCL을 통해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는 박모씨(55)는 3박4일 싱가포르 여행 기준으로 1인당 70만원을 썼다고 한다. 박씨는 “원래는 딸과 함께 3인 가족으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예약하려 했는데 1박당 80만원에 달했다”며 “가격도 더 저렴하고 색다른 경험인 RCL 크루즈 여행으로 급선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크루즈 여행은 모든 밥값과 오락비가 포함된 ‘올인크루시브’라서 더 만족했다는 것.
2022년 3분기 -25%였던 영업이익률은 2024년 1분기 22.8%로 극적 반등에 성공한다. 모든 기간과 모든 세대를 잡은 다양하고 화려한 크루즈 여행 상품이 소비자들의 만족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크루즈의 수요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이같은 이익률 개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2023년 5월 이후 크루즈 지출이 급증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회관계망(SNS) 없이는 하루도 살지 못하는 MZ에게 인터넷 속도는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크루즈는 느린 인터넷 속도로 실시간 크루즈내 여행 경험을 공유하기 어려웠지만 테슬라의 스타링크는 배 안에서의 인터넷 속도를 눈에 띄게 높여줬다. 크루즈의 화려한 여행 경험을 육의 친구들에게 바로바로 알릴 수 있게 된 것. 이는 인스타그램 등 SNS의 콘텐츠도 늘려줘 ‘상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RCL의 최고경영자는 “현재 크루즈 손님 2명 중 한명은 MZ세대”라고 밝혀 월스트리트를 놀라게 했다. 이들이 육상 호텔 보다 저렴하면서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크루즈에 올라타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주요 크루즈 선사들은 선박 위에서 수영장은 물론 농구장, 게임장과 스타벅스에서 다양한 레스토랑까지 모든 분야의 경험을 제공 중이다.
또 다른 비용은 바로 선박유, 기름값이다. 항공사들은 빠른 시간내에 먼 거리를 가야 하기 때문에 주로 황이 덜 함유된 고급유를 쓴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에 느긋하게 항해를 하는 선박들은 고황유(벙커C유)를 쓴다. 이같은 비용 부담을 인공지능(AI)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에게 물어보니 “최근 1년간 항공유가 선박유 보다 더 많이 올라 항공사의 비용 부담이 더 컸다”고 답했다.
코로나 이후 몰아친 비용 인플레이션에 비행기와 호텔들이 동반 고전 중일때 크루즈들은 상대적으로 비용을 잘 통제했고, 이제는 요금을 인상하는 추세다. 월가가 RCL 등 주요 크루즈 선사들의 목표주가를 최근 상향 조정하는 이유다. 최근 1년 RCL 주가 상승률(64%)은 메타플랫폼(65.7%)에 버금가는 수준이며, 구글(56.6%) 아마존(49%) 마이크로소프트(34.9%) 등을 따돌린 놀라운 수치다.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어떨까. 11일 야후파이낸스 기준 향후 12개월 예상 순익 대비 주가수익비율(포워드 PER)은 14.95배에 불과하다. 업종이 다르긴 하나 주요 빅테크들의 PER가 30배 이상인 수준에서 보면 RCL 주가는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선 딱 중간이다. 경쟁사인 노르웨이안크루즈(NCLH·14.35배) 보다는 고평가됐지만 카니발크루즈(CCL)의 PER 17.04배 보다는 저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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