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맞은 전현희, 허리다친 안상훈 … 다시 '동물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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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9. 오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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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법사위 尹탄핵청문회
입장부터 與野간 물리적 충돌
의원들 줄줄이 부상·통증 호소
與의원, 鄭원맨쇼 견제했지만
鄭 "5분 째려보면 퇴장" 으름장
실시간 문자 조력 구한 임성근
알고보니 친척 현직검사 논란
국힘 "외압 구체적 내용 없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으며 19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장으로 향하고 있다(가운데 사진). 이날 뺨에 상처가 생긴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사진). 넘어져 고통을 호소하는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 한주형 기자·뉴스1·연합뉴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는 입장할 때부터 충돌로 시작해 회의 내내 소란을 빚었다. 지난달 채상병 특검법 청문회와 달라진 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번 청문회를 '불법'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좌석에 앉아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원맨쇼'를 적극 견제하고 나선 것이다.

청문회 시작에 앞서 오전 9시 40분부터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원장실 앞으로 모여들어 "정 위원장은 사퇴하라"고 외치며 입장을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서로 밀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허리를 다쳤고 오른발 전체가 굉장히 통증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정청래 위원장은 "회의장에 들어오는 의원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고 고통스럽게 할 수 있느냐"며 "국회선진화법에서는 다중에 의한 위력 폭력은 7년 이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형사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측에서도 부상자가 나왔다. 고동진 의원은 쓰러지며 다리를 다쳤고, 안상훈 의원도 허리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리 당 의원도 다쳤다. 법사위원장이 밟고 지나가지 않았느냐"고 항의했다.

채 상병 수사 외압을 주제로 열린 이날 청문회는 시작부터 대통령실 내선 번호인 '02-800-7070' 통화가 도마에 올랐다. 당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으로 이 번호로 통화한 내역이 있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법사위원으로 청문회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도 입씨름이 벌어졌다. 이는 지난해 7월 31일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원 순직 사건에 대해 이첩 보류를 결정하기 직전 통화했던 번호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보류 결정 전 44초간 통화했다는 주진우 의원이 여기 앉아 있다"며 "사실상 증인석에 앉아 있어야 할 사람이다. 주 의원을 위원회에서 배제하고 윤 대통령을 증인으로 다시 채택해달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누가 사용했는지 특정되지도 않은 일반전화로 44초 통화했다고 해서 어떻게 내가 이해충돌에 걸린다고 하느냐"고 항의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도 '원맨쇼' 진행을 이어갔다. 정 위원장은 회의 개의에 항의하는 다른 상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형사고발 조치를 당하고 싶지 않으면 빨리 자리를 떠나라"며 "퇴거 명령한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정 위원장은 "곽 의원이 저를 째려보고 있어 의사 진행하는 데 있어 상당히 불편하다"며 "5분간 계속 쳐다본다면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판단해 국회법 145조 2항에 의해 퇴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해병대원 순직사건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이날도 증인 선서를 거부하다 오후에 입장을 바꿔 선서에 나섰다. 야당은 임 전 사단장의 새로운 휴대전화에 대한 임의제출을 요구했다가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이 청문회 중 휴대폰 제출과 관련해 '어느 정도의 정보를 공개해야 하느냐'는 취지로 자문을 구하는 문자를 친척인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박 검사는 "연락처 목록 정도만. 카톡, 문자는 안 되고요. 연락처 명단만 알려주세요. 새 휴대폰 개통 이후 대화는 관련성이 없어 공개 불가라 하시면 됩니다"라고 답변한 임 전 사단장과의 문자를 공개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1월 임 전 사단장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비밀번호도 논란거리가 됐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임 전 사단장에게 "본인이 진실되고 억울함이 많다면 공수처에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될 텐데 왜 거부하나. 수사에 협조할 뜻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공수처에 비밀번호를 알려줄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의사는 있으나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으나 비밀번호 잠금을 풀지 못해 포렌식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신원식 국방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6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등 대통령실 인사들은 사유서 없이 청문회를 보이콧했다.

한편 이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대통령실 관계자나 대통령이 누굴 (수사에) 넣고 빼라고 한 적 있느냐"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그런 건 없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대통령실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구체적 내용도 없다"며 이를 탄핵 사유로 든 청문회 자체가 문제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위지혜 기자 / 박자경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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