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갈림길에 선 소상공인 … 디지털 전환이 해답 [똑똑한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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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장사-1]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은 팬데믹 이후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황은 바람과는 달랐다. 고금리와 이자 부담, 소비 위축에 따른 상권 침체, 인구 감소와 구인난으로 이중고 삼중고가 겹쳤다. 일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코로나 때가 더 나았다는 탄식도 쏟아질 정도다. 전국적인 소상공인 폐업률도 심상치 않다. 포스트 코로나가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골목상권 소상공인의 위기를 디지털 전환으로 헤쳐나가려는 이들도 있다.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구인난을 해소하고 매출을 높였다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빙로봇이나 테이블오더가 근무 환경을 개선해 직원 채용과 유지가 쉬워졌다고 말하는 소상공인들도 많다. 오랜 전통을 가진 소상공인들이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서 오프라인의 체험이나 경험을 강화해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가 하면 매장 운영 효율 개선 사례도 나오고 있다.

로봇이 서빙하는 장어집, 마케팅에도 도움
대학 재학 중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매장을 인수한 뒤 추가 매장까지 낸 부천 ‘장어한판’. 박종재 장어한판 사장(30)은 지난해 새로 오픈한 매장에서 서빙로봇을 도입했다. 서빙로봇 도입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에 선정돼 로봇 도입 비용 70%를 지원받았다. 기술 도입 후 ‘장어한판’은 동네에서 로봇이 서빙하는 장어집으로 유명세를 탔다.

박종재 장어한판 사장. <부자비즈>
장어는 중장년이 선호하는 메뉴지만 로봇 서빙 덕분에 매장을 찾는 고객 연령이 어려지고 젊고 참신한 장어집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졌다. 로봇이 주류나 추가반찬을 서빙해주니 직원 한 명 몫이 줄어들어 근무환경도 좋아졌다. 고객들이 찍은 서빙로봇 사진 덕분에 매장 홍보 효과도 덤으로 얻었다.

박종재 장어한판 사장이 서빙 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부자비즈>
오래된 것에는 묵직함이 있고 새로운 것은 호기심을 유발한다. 로봇 보급이 대중화되지 않아 로봇을 도입한 매장은 운영효율화는 물론 고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해 마케팅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구인난에는 스마트 기술이 답
힘든 일을 기피하는 풍조와 인구감소에 따른 구인난은 코로나 바이러스 보다 더 무섭다는 게 소상공인들의 말이다. 스마트기술은 구인난을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서울 노원구에서 ‘중계고기파티’를 운영하는 임상용 사장(50)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매출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팬데믹이 종식된 후 매출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고된 작업 환경 때문에 아르바이트들의 잦은 퇴사와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을 통해 서빙로봇과 테이블오더를 도입했다.

임상용 중계고기파티 사장. <부자비즈>
임상용 사장은 금융회사에서 IT개발자로 오래 일을 했기 했기 때문에 디지털 역량이 뛰어난 편이다. 직원들과의 업무 공유도 구글을 사용할 정도다. IT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일찌감치 서빙로봇을 도입하고 싶었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 타격을 받아 어려움을 겪었던 터라 비용부담으로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정부 지원을 받고 서빙 로봇을 도입하자 직원들이 환호했다. 임 사장은 로봇 덕분에 동선이 50%나 줄어들고 이직도 줄었다고 말한다. ‘중계고기파티’는 지하철역에서 내린 후 버스를 타고 들어와야 하는 입지라 교통이 불편한데다 노동강도가 센 고깃집 특성상 아르바이트들의 잦은 이직으로 큰 애로를 겪고 있었다. 로봇 도입 전에는 테이블오더 사용률이 50%만 돼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재 95% 이상이다. 직원들의 갑작스러운 결근에도 당황하지 않게 됐다. 서빙로봇과 테이블오더가 직원 두 명 몫을 해내기 때문이다.

중계고기파티 서빙 로봇. <부자비즈>
줄어든 노동 강도만큼 서비스는 개선되고 있다. 일하는 사람이 더 편하고 행복해지니 서비스에도 진심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서빙로봇에는 ‘막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귀여운 동생처럼 일을 잘 해주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8년전 저가형 프랜차이즈 고깃집을 창업했으나 원가율이 높아 남는 게 별로 없었다. 창업 1년반만에 ‘중계고기파티’라는 상호로 개인 매장으로 전환했다.

중계고기파티 테이블 오더. <부자비즈>
지역 맛집으로 정착한 듯 했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다시 매출이 감소해 힘든 시절을 보냈다. 코로나가 끝나니 이번에는 구인난으로 고통을 받았다. 스마트기술 도입 후 직원들의 잦은 퇴사에 대한 대응은 물론 근무환경이 크게 개선되는 것을 경험한 임상용 사장은 “현재 소상공인이 처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답은 결국 디지털전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인구절벽, 고금리,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는 골목상권 소상공인에게 스마트 경영 정보를 제공합니다. AI시대를 맞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성공한 소상공인의 노하우와 사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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