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하락 계속 … 대출수요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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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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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한도 축소전 막차 수요에
서울 부동산시장 회복도 영향
은행별 하루 수백억 신청 몰려
가계빚 관리 '엇박자' 비판
시중銀 금리 전날比 0.01%P↓
자영업 연체 석달새 2.4조 늘어




서울 부동산 가격이 살아나는 분위기에서 정부가 갑작스레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시점을 7월에서 9월로 미루며 '지금이라도 빚내서 집을 사야 하나'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은행채 금리의 하락으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까지 내려가면서 주요 은행에는 하루에 수백억 원 규모의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지난달 가계부채가 3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나자 금융당국은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며 과열되는 시장 상황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의 연기 결정과 주담대의 빠른 증가세가 맞물리면서 "정책 스텝이 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가계대출을 포함한 금융권 대출 규모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9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년 주기형 신규 주담대 금리는 2.87~5.70%였다. 전날과 비교해 대출금리 상·하단이 각각 0.01%포인트 떨어졌다. 은행별로 보더라도 국민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에서 전날보다 주담대 금리가 모두 내려갔다.

금리 하락세와 서울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맞물리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도 몰리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하루에 수백억 원어치씩 신청이 몰린다"고 말했다. 주담대 신청부터 실제 실행까지는 2주에서 4주가량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은행의 주담대 잔액에 실제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주담대 증가세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대출을 관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받은 시중은행들은 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난감한 모습이다. 주담대 취급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지난 3일 주담대 가산금리를 0.13%포인트 올렸지만, 금융채 효과로 0.09%포인트가 떨어지는 바람에 인상 효과가 축소됐다. 우리은행 역시 오는 12일부터 5년 변동 주기형 주담대와 2년 고정 전세대출금리를 0.1%포인트씩 올릴 예정이지만, 이미 이달 들어서만 금리가 0.08%포인트 하락해 그 효과가 반감됐다.

주담대 금리 하단이 가장 낮은 신한은행은 주담대 잔액 자체가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은 만큼 일단 금리를 올리진 않았다. 다만 2.87%까지 떨어진 주담대 금리 하단에 수요가 폭증하면 본부조정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단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10일 가계대출 관리 문제로 간담회를 하는 만큼 여기에서 나오는 얘기들이 은행의 금리 조정에도 결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선 현재 주택 구입 수요 및 주담대 증가와 이로 인한 집값 자극 흐름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 강력한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방침은 확고하다는 메시지가 조만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빚 부담도 계속 커지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잔액은 1055조9500억원(사업자대출 702조7000억원, 가계대출 35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말(803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252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동시에 자영업자가 제때 빚을 갚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10조8000억원이다. 지난해 말(8조4000억원)에 비해 3개월 만에 2조4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채종원 기자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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