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긴한데 목이 늘어날 것 같네”…‘중국 유니클로’ 쉬인, 직접 눈으로 보니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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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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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서 14일까지 팝업 운영
엇갈린 의견…“질이 낮다”VS“저렴해서 좋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쉬인 팝업 행사장.[사진=김현정 기자]
“소재가 목이 늘어날 것만 같다.”

9일 오후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의 첫 국내 팝업(임시 매장)을 찾은 익명의 소비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가리킨 반팔티셔츠는 이미 조금 목이 늘어나있는 것 같았다. 그는 이 옷을 관심이 있어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가격은 1만원 안팎으로 크게 부담없는 가격이었지만 소재가 좋지 않아 보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패션업계에서 날고 기는 이른바 ‘핫한’ 브랜드가 서울 성수동을 찾는 가운데 쉬인도 첫 오프라인 행사장으로 이곳을 택했다. 쉬인은 14일까지 팝업스토어 ‘스타일 인 쉬인’을 운영한다.

쉬인 팝업 행사장 입구.[사진=김현정 기자]
이날 오후 궂은 날씨에도 쉬인 팝업 행사장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픈런을 방불케할만큼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아니지만 10여명의 사람들이 매장에서 옷을 구경하고 있었다.

1층에는 쉬인의 모델 김유정이 화보 속에서 입은 브랜드 ‘데이지’ 의류가 전시됐다.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의상이 대부분이었다.

2층은 쉬인의 기본 컬렉션인 ‘이지웨어(EZwear)’, 히피부터 엣지까지 다양한 무드의 의류를 선보이는 롬위(ROMWE), 스포츠웨어라인 글로우모드(GLOWMODE) 등 PB(자체브랜드)가 있었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외국인이었다. 이 매장에서 티셔츠, 바지 등 옷 5벌을 구매했다는 한 외국인 관광객은 “옷이 저렴하고 스타일이 예뻐서 구매했다”고 했다.

쉬인 팝업 행사장.[사진=김현정 기자]
실제로 쉬인은 가격대가 낮은 의류를 빠르게 생산하고, 유통하는 시스템이 강점이다. 매장에서도 티셔츠, 바지, 스커트 등 대부분의 옷이 1만원을 넘지 않았다.

낮은 가격을 좋게 보는 소비자도 적지 않았다. 한 여대생은 “자라나 H&M과 스타일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저렴한 가격만큼 옷의 질이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티셔츠의 목부분 박음질이 지저분하게 마감이 되어있거나 천이 너무 얇아 내구성이 떨어지는 듯한 옷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팝업 행사장이 흥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가격에 있었다. 행사장에서 옷을 구매할 경우 옷 가격에 부가세 10%가 추가로 붙게 된다.

온라인에서 쉬인 제품을 직구(해외에서 직접 구매)할 경우 1회당 150달러(미국 출발 상품은 200달러)까지 관세와 부가세를 면제하는 ‘소액 수입 물품 면세제도’가 적용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김현정 기자]
여기에 온라인에서는 할인 판매중인 옷도 매장에서는 정가, 여기에 10% 부가세가 더 붙으니 실제로 매장에서 옷을 구매하는 한국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쉬인은 이번 팝업 행사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쉬인 팝업 행사장.[사진=김현정 기자]
이미 쉬인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바 있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구글·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 광고에 집중, 지난해 한 해에만 10억달러(약 1조3811억원)를 광고비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쉬인은 특히 2030세대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쇼핑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에서 테무(2위), 아마존(3위)를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의 쉬인 앱 다운로드 횟수는 8억5000만건, 회원 수는 2억5130만명에 이른다.

매출도 성장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쉬인이 지난해 150여개 진출국에서 매출 450억달러(약 62조원), 영업이익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거뒀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글로벌 제조·유통 일원화(SPA) 브랜드 자라나 H&M까지 제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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