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잡아야하는데 금리는 뚝, 뚝, 뚝”...주담대 금리 39개월만에 2.8%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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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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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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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채 금리 계속 떨어지자
5대 시중은행 주담대도 ‘뚝’
가계부채 관리에도 빨간불
금융위, 10일 은행 긴급소집

기준금리·국고채 연동되는
정기예금은 3%대로 ‘역전’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3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 금융당국이 관리에 나섰지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5대 은행에서 지난달 주담대는 5조8000억원 넘게 늘며, 가계대출 확대의 주된 이유가 됐는데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인데, 주담대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 등을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였던 은행들의 결정도 상쇄하는 수준이다. 주담대 금리의 하단은 2.8%대로 낮아졌지만, 정기예금 금리는 3%대를 보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8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년 주기형 신규 주담대 금리는 2.88~5.71%였다. 불과 1주일 전인 2일 2.94~5.76%였던 것이 사흘만인 5일 2.90~5.74%로 낮아진데 이어 추가로 더 떨어진 것이다.

특히 2%대 주담대로 화제를 모았던 신한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7월 들어 0.06%포인트나 하락해 2.8%대에 진입했다. 지난달 2.94%를 찍어 2021년 3월 이후 3년 3개월만에 2%대에 진입했던 주담대 하단은 이번에 3년4개월만에 2.8%대에 들어서게 됐다.

주담대 금리 인하는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들에겐 반가운 소식이지만 가계대출을 관리해야 하는 금융당국 등에게는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금리 하락은 주담대 수요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 입장에선 가계대출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고, 은행 역시 당국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가 낮다고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나중에 그 자체로 가계에 부담이 된다”면서 “이는 부동산 경기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은행권도 골치가 아픈건 마찬가지다. 전통적으로 주담대 등 주택관련대출 영업이 강한 KB국민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워낙 주담대가 많이 늘어나 지난 3일부터 주담대 가산금리를 0.13%포인트 상승시켰는데, 그 효과가 무색하게 금융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단 5일만에 그 효과가 0.04%포인트로 반감됐다. 지난 1일부터 감면금리 폭을 0.2%포인트 축소했던 하나은행도 닷새만에 0.1%포인트 가까이 내려간 금리 때문에 인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시장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금융채 금리를 반영하지 않고 무작정 금리를 올릴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8일 기준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기본금리가 모두 3%대를 기록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개월 만기 긱 은행별 대표 정기예금을 취합해본 결과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우대금리 없이 모든 고객에게 각각 3.4%와 3.45%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었고, 신한은행은 기본 3.4%에 우대금리 0.2%, NH농협은 3.1%에 우대금리 0.8%를 부여하고 있었다. 하나은행만 기본 2.6%에 0.85%의 추가 우대금리를 주면서 2%대 이자율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의 경우 은행간 치열한 경쟁과 금융채 5년물에 연동되는 금리 상황, 당국의 상생금융 강조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예금의 경우 기준금리와 국고채 등에 연계되는 것이다보니 하방이 막혀있어 큰 변동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가 높아지고 주담대 금리가 낮아지면서 역마진 이야기도 일부 나오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은행 예금이나 적금에 대한 수요가 주담대 수요보다 많지 않은만큼 은행이 손해를 보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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