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군불 때는 KDI "고금리에 내수 회복 발목"
최상목 "체감경기 아직 나빠"
금통위, 11일 금리 동결 유력
향후 금리인하 메시지 주목
수출 회복에도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고금리 장기화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이 오는 11일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금리 인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DI는 8일 발표한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한동안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 회복세가 강해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해왔는데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KDI는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경기 부진 완화' 평가를 내놓다가 지난달엔 '경기 다소 개선'으로 긍정적인 전망으로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이달 평가에서 부정적인 쪽으로 돌아섰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매판매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3.1% 줄어 전월(-2.2%)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설비투자도 운송장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1년 만에 5.1% 줄어들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고물가·고금리 영향과 수출·내수 부문별 회복 속도 차이 등으로 소상공인 등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성장동력 약화 및 생산성 정체 등으로 경제 전반의 역동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간 부진한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까지 내려왔다는 점도 금리 인하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앞서 한은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 수준을 유지하면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 동결이 유력한 상황이다. 12차례 연속 동결이 예상되며, 지난해 1월부터 현재 수준인 3.5%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신호가 확인된다면 한은도 선제적으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렸을 때 불필요하게 경기 침체가 심화하는 부분을 막아야 하고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을 조금씩 낮춰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희조 기자 / 한상헌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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