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12만명, 캄보디아 10만명 동원 … 상상초월 중국계 스캠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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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7. 오후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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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인신매매·감금 횡행
SNS엔 "고수익 해외 취업"
온라인 사기 피해 年 1425조
스위스 GDP 훨씬 웃돌아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서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를 권유하거나, 젊은 여성·남성으로 위장해 메신저로 대화를 걸어오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Scam)' 범죄의 상당수는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디지털 세계에 국경이 없고,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스캠 조직은 국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유엔인권사무소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약 12만명, 캄보디아에서는 약 10만명이 온라인 사기에 동원되고 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중국계 갱단이 운영하는 사이버 사기 조직은 이제 두바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조지아를 비롯한 세계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인터폴은 올해 들어 나이지리아, 케냐, 가나에서 활동하는 사이버 사기 조직원을 잇달아 검거했다.

이들은 한국인, 미국인, 중국인을 가리지 않는다. 이들은 특정인·기관 사칭 범죄인 피싱, 로맨스 스캠, 투자 사기, 쇼핑 사기, 신원 도용, 기프트카드 사기에 동원되면서 2차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피해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민간단체인 세계사기방지연합(GASA)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사기 피해액은 총 1조260억달러(약 142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으로 따지면 20위 스위스의 9056억달러보다 많고, 19위 사우디아라비아의 1조694억달러보다 적은 수준이다.

조직은 주로 중국계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사기방지센터(GASA)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2021년 이후 지금껏 사기와 관련해 차단한 금액만 1570억달러(약 218조원)에 달한다. 중국 공안은 작년부터 대대적 단속에 들어갔다. 작년 11월까지 4000명 이상의 미얀마 거주 중국인을 미얀마 정부에서 넘겨받아 처벌했다.

올 4월 미얀마 북부 코캉에서는 이례적으로 공개처형식까지 열렸다. 미얀마 정부에 대항하는 미얀마 민족민주동맹군(MNDAA) 소속 군인이 국제 온라인 사기와 살인에 연루된 혐의를 받아 처형됐다고 미얀마 독립 언론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코캉은 중국계가 다수인 지역으로, 온라인 사기를 일삼는 국제 스캠 조직이 밀집해 있다. 생계를 위해 자발적으로 입사한 이들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브라질을 비롯한 35개국에서 납치된 이들까지 범죄에 동원됐다. 피해자는 콜센터 같은 사무실에 감금돼 하루 종일 이메일, 문자메시지, 전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특정인을 사칭하거나 거짓 정보를 내보내는 일을 반복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매질을 당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한국 외교부는 올 2월 '동남아 지역 취업 사기 범죄에 대한 유의'라는 자료를 내고 경고음을 울렸다. 외교부는 "골든트라이앵글(미얀마, 라오스, 태국)과 캄보디아 같은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우리 국민을 상대로 불법행위를 강요하는 취업 사기가 일고 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고수익 해외 취업이 가능하다고 꼬신 뒤 보이스피싱, 온라인 도박과 관련한 불법행위를 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사기 단체에 납치된 한국인 19명이 미얀마 경찰에 구조된 일이 있었다.

[이상덕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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