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에 파전 생각나는 건 과학입니다”…몸에도 좋고 정신 건강에도 도움준다는데 [푸디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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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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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인-36] 막걸리&파전 (feat. 장마)
비 오는 날 계곡 인근 캠핑장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구워먹는 육전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안병준 기자
어느덧 장마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폭우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 소식이 들리지 않게 특히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비가 오기 시작하면 술꾼들의 머릿속에는 ‘막걸리와 파전’이 입력됩니다. 유리창에 부딪히는 빗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고요해지는 평화를 얻다가 입안에는 침이 고이고 어느새 손가락은 배달앱을 누르고 있습니다.

왜 많은 한국인은 비 오는 날 막걸리와 파전을 찾게 되는 걸까요?

비 와서 일 못할때 모여서 먹는 음식
풍속화의 대가 단원 김홍도의 주막 작품.
산업화를 하기 전 농경 사회에서 장마 기간은 ‘휴가’나 다름없었습니다. 쏟아지는 장대비에 저수지가 넘치거나 논·밭이 무너지는 건 아닌지 살펴보기도 했겠지만 오지 않을 때 비하면 일상적인 업무에서 해방될 수 있던 날이었죠.

그래서 집이나 마을 정자에 하나둘 사람이 모였을 것이고, 사람이 모였으니 먹거리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여기에 술이 빠질 수 없겠죠. 당시에는 술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집에서 담근 가양주 정도가 있었을 것입니다. 양반집은 탁주 외에 청주도 마셨겠지만 서민들은 탁주가 전부였겠죠.

그렇다면 왜 하필 조선 궁중에서는 전유화(煎油花), 민간에서는 전야, 저냐, 전, 부침개, 지짐이라고 불렸던 ‘전(煎)’이 안주로 나왔을까요?

전통문화 포털에 따르면, 전은 재료를 얇게 썰어 밀가루나 녹두가루에 달걀을 묻혀 기름에 지진 음식으로 생선을 지진 전을 전유어(煎油魚), 고기를 지진 전을 간남(肝南)이라고 부른다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는 “전유어는 아니 쓰는 데가 없나니 온갖 잔치에 혼인과 상사(喪事, 상장례)와 제사와 생일이나 큰 연회나 여럿이 술 마시는 데와 심지어 밥상까지라도 이것이 없고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전은 궁중부터 서민들까지 즐겨 먹던 음식이었던 것이죠.

또 고급은 달걀에 녹말가루나 밀가루에 지져 만든 것이고, 중간급은 달걀에 물을 타고 여기에 밀가루에 지져 만든 것이고, 하급은 달걀도 안 쓰고 녹두가루를 묻혀 들기름이나 돼지기름에 지져 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전을 먹기 위해서는 밀가루나 녹말가루가 있어야 하는데 마침 밀의 수확시기가 7~8월 여름입니다.

밀은 파종한 시기에 따라 봄밀과 겨울밀로 나뉘며 파종과 수확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둘 다 수확시기에 7월이 걸쳐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봄밀은 2월 말~3월 초에 파종하고 6월 말~7월 초에 수확하는 반면, 겨울밀은 10월 말~11월 초에 파종하고 그다음 해 7월 초~7월 중순에 수확합니다. 지금은 이상기후로 인해 이 시기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요. 어찌 됐든 장마와 태풍이 불어제끼는 7월에 밀가루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였던 것이죠.

반죽에 버무려 먹을 파, 부추 등 채소는 여름인지라 사방천지에 풍성하니 구하는 데 큰 힘이 안 들었을 것입니다.

비 오는 날 야외에서 김치전에 막걸리, 소주의 궁합은 신기에 가깝다. 안병준 기자
우울할 땐 탄수화물 폭탄이 당긴다!
비 오는 날 야외에서 김치전에 막걸리, 소주의 궁합은 신기에 가깝다. 안병준 기자
비 오는 날 부침개가 당기는 이유에는 과학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비가 오면 아무래도 기분이 처지고 우수에 젖거나 심하면 우울감이 찾아옵니다.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높은 습도와 저기압 탓이기도 하죠. 이때 뭔가 기분을 ‘업’ 시켜줄 수 있는 게 간절해집니다.

바로 ‘탄수화물 덩어리’ 밀가루가 이런 역할에 제격이죠.

밀가루에는 아미노산과 비타민B군이 들어있는데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주요 물질입니다. 밀가루가 신진대사를 촉진해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고 한의학에서도 밀가루는 가슴이 화끈거리고 답답한 증상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분이 우울할 때 빵, 케이크 등이 당기는 것도 이 때문이죠. 여기에 막걸리 한잔을 곁들이면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막걸리에는 건강에 좋은 성분들이 여럿 들어있습니다.

막걸리에는 배변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장의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아주는 식이섬유가 다량 있는데 보통 막걸리 한 병(750mL)에 평균 15g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는 사과 4~5개와 맞먹는 양인데, 식이섬유의 하루 권장 섭취량이 약 20g인 점을 고려하면 막걸리 1병 정도는 매일 마셔줘야 할 것 같네요.

막걸리엔 음식물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B도 함유되어 있는데, 비타민B가 부족하면 피로감, 식욕부진 등이 나타납니다.

누룩을 이용해 발효한 막걸리에는 유산균도 풍부합니다. 국순당은 ‘1000억 유산균’ 막걸리 제품을 내놓고 있기도 하죠. 유산균은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키고 해로운 세균의 생장을 방지합니다. 또 장 속의 발암 물질을 빨리 배출시켜 암을 예방하고 쾌적한 장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이외에도 항암 물질인 파네졸과 스쿠알렌도 들어있어 2000년대 초반 막걸리 붐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다만 뭐든 과하면 독이 된다는 점은 명심하셔야 합니다.

매출로 확인된 ‘비오는 날=막걸리&파전’
CU는 이달 말일까지 22종의 인기 막걸리 상품들에 대해 4병 이상 구매하면 1,000원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CU
유통업계에서는 ‘비 오는 날=막걸리&파전’ 공식이 이미 데이터로 입증됐습니다.

편의점 CU의 작년 7월 상품군별 전월 대비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주류 19.0%, 안주류 18.3% 등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류 중 막걸리가 포함된 전통주는 전월 대비 매출이 22.8%나 늘어났습니다.

이마트24에서도 작년 비가 연일 내렸던 작년 6월 8일부터 14일까지 중부 지역 매출 데이터를 확인해 본 결과, ‘교동전’ 4종과 막걸리 매출이 전주 대비 각 108%,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다 보니 CU는 유통업계 최초로 올해 장마 기간을 겨냥한 대규모의 막걸리 기획전을 진행합니다.

이달 말까지 22종의 인기 막걸리 상품들에 대해 4병 이상 구매하면 1000원을 할인해주는 것이죠. 대상 상품은 장수 생막걸리(국내산), 월매쌀막걸리, 지평 생막걸리, 국순당 생막걸리 등과 알밤동동, 경주법주 쌀막걸리, 느린마을늘봄, 독도막걸리 등이라네요.

아울러 7종의 프리미엄 막걸리를 4병 이상 구매하면 2000원을 할인해주고 느린마을 막걸리, 백걸리, 달빛유자막걸리, 우도땅콩막걸리 등에 대해 할인 행사 적용 시 최대 15% 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비 오는 날씨에 고객들이 많이 찾는 전류 3종(비비고 동그랑땡, 해물완자, 한입떡갈비)은 2 1 행사를 진행하고, 40여 종의 국∙탕∙찌개류 HMR 상품들도 1 1, 2 1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네요.

이번주말 비 예보가 있던데 다시 한번 안전 조심하시고, 안전한 공간에서 막걸리에 파전 한입 하시죠~

기자 프로필

안녕하세요 안병준 기자입니다. 부캐로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시는 '푸디人'을 찾아 다닙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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